미국 보고 있나…중국 '상하이협력기구' 내세워 맞대응

입력 2021-06-16 09:48  

미국 보고 있나…중국 '상하이협력기구' 내세워 맞대응
SCO 20주년 행사 베이징서 개최…왕이 "협력 상생해야"
중국, 아세안 국방장관들과 회담서 '남중국해 협력'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이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등과 주도적 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한 포위에 나서자 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SCO)를 내세워 맞대응에 나섰다.
16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SCO의 날' 행사에 참석해 회원국 간 협력과 상생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와 SCO 사무처가 공동 주최했으며 SCO 사무총장과 SCO 회원국, 옵서버국의 중국 주재 사절들이 총출동해 중국의 대외적 위상을 과시했다.
중국이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만든 SCO의 회원국은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으로 구성돼있다.
SCO는 전 세계 인구의 44%에 달하는 인구 31억 명의 거대 지역협의체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달하며 핵보유국만도 4개국에 이른다.
왕이 부장은 이날 행사에서 SCO 창립 20주년을 축하하면서 "SCO는 선린 우호 조약에 따라 이데올로기와 사회 제도, 발전의 차이를 뛰어넘어 상호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지지하며 외부의 간섭에 맞서 긴밀히 협조해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왕 부장은 SCO가 난공불락의 지역 안전 장벽을 건설했으며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경제 무역, 교통, 농업 등 각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중국이 SCO를 외교 우선순위로 삼아왔다면서 SCO 회원국들이 운명공동체, 협력 상생, 글로벌 안정을 위해 함께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왕이 부장은 "SCO는 집단적 지혜의 결정체로 함께 긴밀한 운명공동체 구축을 가속해 새로운 밝은 미래를 창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SCO 창립 20주년과 관련해 "회원국들이 제3자를 겨냥하지 않고 중대한 국제 및 역내 문제에 대해 밀접히 소통과 조율을 하고 중대 관심사를 서로 지지했다"면서 "SCO는 다자주의의 모범"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소식통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해 G7과 나토 그리고 EU 정상들과 회동에서 대중국 견제를 공식화하자 중국 또한 SCO가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세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방문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도 지속해서 거론하는 것을 우려한 듯 15일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방장관들과 비공식 화상회의를 통해 협력을 강조했다.
웨이펑허 부장은 올해가 중국·아세안 대화 30주년으로 국방 분야에서 상호 신뢰와 협력 확대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아세안 국가들과 국방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코로나19 백신 등 방역 물자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웨이 부장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관련 국가들은 일치단결해 이견을 조율하고 협력해 남중국해의 평결집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세안 국방장관들은 중국과 관계 발전을 높이 평가하면서 코로나19 방역 지원에 대한 감사와 향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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