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많은 형제의 나라"…6·25 참전용사 후손들이 말하는 한국은

"정 많은 형제의 나라"…6·25 참전용사 후손들이 말하는 한국은
전경련 '한국전 참전국·참전용사 후손 초청 감사회'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 할아버지는 한국 사람들이 터키인처럼 정이 많다며 형제의 나라라고 하셨어요. 저는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은데 한국 젊은 세대가 6·25전쟁에 점점 관심이 없어 아쉬워요" (사딕 아심길 터키 참전용사 후손인 일라이다 아심길)
한국 경제계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 전쟁 참전용사 후손들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국전 참전국·참전용사 후손 초청 감사회'를 열었다.

전경련은 민간 경제계를 대표해 매년 6월 참전국에 감사를 표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해외 참전용사 후손 80여 명과 참전국 주한 대사관의 대사, 전경련 회장단, 황기철 보훈처장, 박재민 국방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UN군과 미군으로 한국에 복무하거나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후손들은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남긴 참전 사례에 대한 기억을 공유했다.
로버트 로리 뉴질랜드 왕립해군 사령관 후손인 마이크 로리 UN사 육군 소령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한국의 겨울이 얼마나 추웠는지 말해주셨다"면서 "한국에 부임해 해가 갈수록 그 말씀이 과장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윌리엄 파크 미 육군 상병 후손인 랜디 스미스 주한미군 해병대 하사도 "할아버지는 기온이 30도 이하로 내려간 눈보라 속에서 보초를 서거나 탱크로 레이싱을 하다 다시는 운전을 못 하게 된 일화를 회고하시곤 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데이비 영국 참전용사 후손으로 한국외대에서 공부 중인 알렉스 데이비 씨는 "할아버지는 한국을 아무것도 없던 추운 폐허로 기억하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나는 10대 때 교류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왔다 첨단성에 너무 놀라 유학을 오게 됐다"고 했다.
이 밖에도 제임스 모리스 주니어 UN군 역사가는 이버지인 제임스 모리스 시니어 미 해군 일등병이 북한 단천 폭격으로 다친 한국 사람들을 돌봤던 경험에 기반해 UN군의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이 됐다고 밝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BTS 멤버보다 어린 나이에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서 싸운 195만 명 때문에 오늘날 한국은 세계 7위 수출 강국,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이러한 참전국들의 정신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축사에서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유엔 참전용사님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경련회관 본관 로비에서는 '전경련 60주년 기념 참전용사 특별사진전'도 열렸다.
이번 사진전은 이달 17~30일 무료로 개방된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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