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제치고 우선 매수권 행사…1천100억원에 인수할 듯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한다.
정재섭 이스타항공 관리인은 17일 "성정이 우선 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법원에 제출하면서 더이상의 추가 절차는 없다"며 "성정이 앞서 자금력과 사업계획 등을 검증받고 법원 승인하에 지난 5월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계약대로 (성정의) 인수 절차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성정에 우선 매수권을 부여한 뒤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매각을 진행했고, 공개 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이 단독 입찰하면서 2파전이 됐다.
성정은 애초 1천억원 가량의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해 쌍방울그룹이 제시한 인수금액인 1천100억원보다 100억원 가량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성정은 인수 금액을 높여 쌍방울그룹과 동일한 금액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일한 금액이더라도 성정이 매수권 행사 의사를 밝히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된다.
성정은 앞서 이스타항공과 체결한 조건부 투자 계약 내용을 쌍방울그룹이 제시한 입찰 금액과 조건으로 수정해 다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수정 계약서를 법원에 보고하고 승인받은 뒤 이르면 이달말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충청도 부여에 본사가 있는 성정은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임대업, 부동산개발업 등을 하고 있으며, 관계사로는 27홀 골프장인 백제컨트리클럽, 토목공사업체인 대국건설산업 등이 있다.
성정의 지난해 매출은 59억원, 백제컨트리클럽은 178억원, 대국건설산업은 146억원으로 기업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오너 일가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의 대표는 형남순 회장이며, 성정은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스타항공을 성정이 인수하면서 자금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 장기화와 2천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의 부채를 성정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형 회장이 개인 자산을 투입하면 이스타항공을 경영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타항공은 성정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부채 상환, 유상증자 등의 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다음달 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