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리조트서 실종 후 알몸 시신으로 발견
고등법원, 원심 뒤집고 '사인 불명' 판결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2019년 말레이시아 리조트에서 실종된 후 알몸 시신으로 발견된 영국 소녀 관련 사건에 대해 현지 고등법원이 원심을 깨고 범죄 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판결했다.
1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느그리슴빌란주 세렘반 고등법원은 전날 노라 앤 쿠아린(사망 당시 15세) 사망사건과 관련해 '사고사'라고 결론 내린 원심을 뒤집고 '사인 불명' 판결을 내렸다.
쿠아린이 범죄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 사건을 새롭게 조사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그간 쿠아린의 가족은 "쿠아린은 뇌 질환 때문에 평평한 길이 아니면 잘 걷지 못한다"며 납치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앞서 쿠아린은 2019년 8월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65㎞ 정도 떨어진 열대우림 리조트에 가족여행을 왔다가 투숙 첫날 실종됐다.
다음 날 아침에 부모가 방에 가보니 창문이 열려있고 쿠아린이 사라진 것이다.
쿠아린은 발달장애와 학습장애가 있고, 정신연령이 5∼6세 정도라고 가족들은 말했다.
쿠아린의 어머니는 아일랜드 벨파스트 출신, 아버지는 프랑스 출신이고, 쿠아린는 어릴 적부터 영국에서 살았기에 영국·아일랜드·프랑스 경찰이 수색작업을 돕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오기도 했다.
쿠아린은 실종 열흘 만에 리조트에서 약 2.5㎞ 떨어진 개울에서 알몸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 굶주림과 스트레스로 인한 장 출혈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고, 검시 법원은 작년 8월부터 40여 명의 진술을 청취한 뒤 지난 1월 사고사로 결론내렸다.
검시 법원은 당시 "쿠아린은 스스로 리조트에서 나갔고, 그 뒤에 길을 잃었다"며 "살해됐거나 성폭행당한 흔적이 없고, 사고로 죽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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