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등 타 mRNA 백신 생산 가능성 시사
임상 중간분석서 예방효과 50%에도 못미쳐…주가 급락 등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독일 바이오테크 기업 큐어백은 현재 진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협력업체에 다른 백신 제조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에 이어 제3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코로나19 백신으로 기대를 모은 큐어백은 그러나 최근 임상시험 중간분석에서 예방효과가 50%에도 못 미친다고 발표했다.
프란츠-베르너 하스 큐어백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최종 임상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당국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스 CEO는 "우리는 뛰어난 파트너들의 전체 네트워크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물론 우리가 제품을 개발하지 못해 이들 설비를 이용할 수 없다면 파트너들은 당연히 다른 제품을 만들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큐어백은 스위스 셀로닉 그룹과 노타비스, 독일 바이엘과 바커, 프랑스 파레바 등과 제조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큐어백은 만약 파트너들의 설비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현재 영국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와 함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겨냥해 개발 중인 2세대 백신에 우선권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약 공급망 전문가들은 만약 큐어백 파트너들이 화이자나 모더나 등 다른 mRNA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설비 교체 등에 최소 6∼8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큐어백의 제조 파트너들이 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에 있는 만큼 같은 독일 기업인 바이오엔테크가 화이자와 공동 개발한 백신을 생산할 가능성이 더 크다.
하스 CEO의 이날 발언은 큐어백 백신의 실망스러운 예방 효과가 발표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큐어백은 지난 16일 유럽과 남아메리카 자원자 4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자사 백신 CVnCoV의 예방효과가 중간 분석 결과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큐어백의 자체 목표에 미달할 뿐만 아니라 국제 보건계가 용인하는 수준보다도 낮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기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50% 이상 예방효과를 기대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최소 70%는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큐어백은 자사 백신이 젊은 층에 효과적이었으나 백신 접종이 가장 필요한 취약층인 60세 초과 노령층에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예방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지목됐다.
이같은 결과로 투자자 신뢰가 약화하면서 큐어백 주가가 급락, 기업가치가 수십억 달러가량 감소하기도 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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