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업계 "업무상 불가피하게 환전 필요한 경우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김다혜 기자 = 가상화폐 사업자가 자기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업계에서 일부 경우는 예외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수료로 받거나 비거주자로부터 세금 납부를 위해 원천 징수한 가상화폐를 환전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는 거래소들이 정식으로 의견을 내면 이를 토대로 예외 조항이 필요한지 검토할 계획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입법예고 기간인 내달 27일까지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와 임직원이 해당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회사 계정에 허위로 자산을 입력하거나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부풀리는 등의 시세 조종 행위를 막아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자금 세탁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거래소들은 불공정 거래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사 거래소 이용을 전면 금지하면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거래소는 이용자가 가상화폐를 출금하거나 코인 마켓에서 거래할 때 가상화폐를 수수료로 받는데, 이를 원화로 바꾸는 통로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기 거래소에서 거래를 못 하면 다른 거래소로 가야 하는데 대부분 법인에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가상화폐 거래 소득에 대한 과세가 시작되면 거래소가 비거주자와 외국인이 내야 할 세금을 원천징수해 납부하게 되는 점도 고려할 요인이다.
다른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원천징수한 가상자산은 원화로 바꿔서 세무서에 내야 할 텐데, 이처럼 시세 조종과 무관하게 업무상 환전을 해야 하는 경우는 예외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거래소들이 정식으로 건의하면 사업자가 반드시 자기 거래소를 이용해 거래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다른 해결 방법은 없는지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지는 전달받지 못했다"며 "원칙적으로는 안 하는 게 바람직한데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지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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