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열기에 영국 런던 시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라진 듯한 분위기로 달아올랐습니다.
18일(현지시간) 유로 2020 조별리그 D조 2차전을 앞두고 런던 도심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일찌감치 팬들이 모여들고 응원가가 울려 퍼졌습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25년 만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맞붙는 경기여서 영국 내 관심은 결승전 못지않았습니다.
특히 스코틀랜드가 유로 본선에 오른 것도 1996년 대회 이후 처음이다 보니 스코틀랜드에서 수천 명이 런던으로 향했습니다. 입장권이 없으면 오지 말라는 경고에도 런던행 기차는 만석이었습니다.
경기가 열린 웸블리 스타디움뿐 아니라 트래펄가 광장 주변에는 전통 의상인 킬트와 깃발을 든 팬들로 가득 찼습니다.
이들은 삼삼오오 거리를 누비며 한 손에 맥주를 들고 운동경기 등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국가인 '스코틀랜드의 꽃'(flower of Scotland)을 불렀습니다.
이번 경기는 웸블리 스타디움 관중석의 25%만 개방됐고 스코틀랜드에는 이 중 2천600장만 할당됐습니다.
트래펄가 광장에 설치된 '팬 존'에는 의료진 등 코로나19 필수인력 750명만 초대받았습니다.
그래도 스코틀랜드 팬들은 라디오 중계를 듣거나 펍에서 티브이를 보면서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홈 팀' 잉글랜드 팬들도 깃발을 들고 깃발을 들고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거리를 누볐습니다.
이날 약 30명이 체포됐다고 BBC가 전했습니다. 이들은 폭력, 무질서, 약물과 무기 소지, 경찰 공격, 인종차별적 행동 등의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날 경기는 0대 0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스코틀랜드 팬들은 경기 후 아직 기회가 남았다며 희망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잉글랜드 팬들은 결과에 실망해 야유를 보냈습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도 거대한 전광판이 설치됐고 3천 명이 모였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런던과 글래스고에는 경찰이 대거 배치됐습니다. 런던 경찰은 오전 1시 무렵에 팬들을 모두 해산시켰습니다.
영국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코로나19 3차 유행 길목에 들어선 상황입니다.
성인 인구의 80%가 1차 접종을 마쳤지만 최근 하루 신규 확진이 1만 명을 넘어서며 지난 2월 수준으로 도로 올라갔습니다. 경기가 열린 18일 기준으로도 신규 확진자는 1만476명, 사망자는 11명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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