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이슬람 체제만이 최선의 내전 종식 해결책"

입력 2021-06-21 12:04   수정 2021-06-21 12:40

아프간 탈레반 "이슬람 체제만이 최선의 내전 종식 해결책"
"공동 설립자 바라다르 성명…평화 협상 필요성도 긍정
미군 철수 개시 후 공격도 강화…정부 장악지역 속속 탈레반 손으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진정한 이슬람 체제가 내전 종식을 위한 최선의 해걸책이라고 강조했다.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 협상을 지지하지만 종국에는 이슬람 율법에 충실한 '종교 국가'가 아프간에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21일 톨로뉴스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 공동 설립자이자 부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전날 이같은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바라다르는 지난해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 평화협상에서 탈레반 대표단을 이끌고 있다.
바라다르는 "우리의 협상 참여와 지지는 우리가 (상호) 이해를 통해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믿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며 평화 협상의 필요성을 긍정했다.
하지만 그는 "진정한 이슬람 체제만이 아프간의 모든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그간 수니파의 하나피 학파 율법이 체제의 기본이 돼야 한다고 고집해왔다.
실제로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기에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음악, TV 등 오락을 금지했고 여성에 대해서는 사회활동, 외출, 교육 등에도 제약을 가했다.
바라다르는 "영광스러운 이슬람 종교의 원칙과 아프간 사회의 숭고한 전통을 토대로 우리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모든 국민의 권리를 수용하기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도하 협상에서도 새 정부 체제 관련 이슬람 율법 이슈 등에서 정부 측과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도하 협상은 탈레반이 지난 4월 자국에서 모든 외국군이 물러날 때까지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와중에 미군이 지난달 1일부터 아프간에서 공식 철수를 시작하자 탈레반은 세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월 11일 이전에 철군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힌 상태다.
dpa통신에 따르면 미군 철수 시작 후 적어도 41개 이상의 정부군 장악 지구(시·군과 비슷한 행정 단위로 아프간의 지구 수는 421개)가 탈레반 손으로 넘어갔다.
탈레반은 지난 며칠 동안에는 북부 타카르주, 파리아브주 등으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타카르주에서는 정부군이 방어를 포기하면서 지난 주말 동안 5개 지구 이상이 탈레반에게 장악됐다.
탈레반은 파리아브주에서도 주도인 마이마나를 포위했고, 쿤두즈주의 주도인 쿤두즈도 공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9·11테러 직후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미군의 침공을 받고 정권을 잃었다.
하지만 이후 반격에 나서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가운데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정권의 '2인자'인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과 함께 오는 25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가니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미군 철군과 맞물린 아프간 안정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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