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분기보고서 발표 한달 전 90억원 상당 주식 현금화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최근 스스로 폐업 위기라고 밝힌 미국의 전기트럭 스타트업 로즈타운 모터스 경영진들이 사전에 지분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로즈타운 모터스가 감독기관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5명의 경영진이 지난 2월 초 사흘간 800만 달러(한화 약 90억 원) 상당의 지분을 현금화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로즈타운 모터스의 주가는 2월 초의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지난 3월 중순 로즈타운 모터스는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는 분기 보고서를 냈다.
또한 공매도 전문 업체인 힌덴버그 리서치는 3월 보고서에서 전기 트럭 생산이 조만간 가능하다는 로즈타운 모터스의 주장과는 달리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혀 주가에 타격을 입혔다.
로즈타운 모터스의 경영진은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앞두고 주가가 내려가기 전 대거 지분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테슬라 출신으로 2019년에 로즈타운 모터스에 합류한 리치 슈미트 회장은 보유 주식 39%를 460만 달러(약 52억1천만 원)에 매각했고, 전기 트럭의 추진 장치 개발 담당 임원인 추안 보는 보유 주식 99.3%를 현금화해 250만 달러(약 28억3천만 원)를 챙겼다.
그러나 최근 로즈타운 모터스 이사회는 경영진의 지분 매도에 문제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사회가 특별 위원회를 구성에 임원들의 지분 매각 문제를 검토했지만, 회사의 실적이나 전망과 무관한 매각이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슈미트 회장 측은 WSJ에 자신의 지분 매각 결정은 개인적으로 투자한 칠면조 농장 사업 때문에 현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로즈타운 모터스 측의 설명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회사의 경영 사정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경영진이 특정한 시기에 대거 지분을 정리한 것이 수상하다는 것이다.
회계학 전공인 대니얼 테일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교수는 "아무리 잘 봐줘도 로즈타운 모터스가 임원 보유 주식의 거래에 대해 내부 통제가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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