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은 총재 "통화정책 바꿀 만큼 충분히 경제회복 안돼…물가우려 일시적"
다른 연준 인사들은 테이퍼링 촉구…"브레이크 안 밟으려면 액셀에서 발 떼야"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축소를 놓고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연준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중형은행연합 원격 행사에서 경기 회복을 위한 연준의 부양책을 축소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경제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중기 전망이 매우 좋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경제) 지표와 여건은 경제 회복을 위한 강한 지원이라는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정도로 충분히 진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매달 1천200억달러 상당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연준이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금리인상 전망 시기를 앞당기고 국채와 MBS 등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위한 논의 착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긴축 기조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윌리엄스 총재는 조기 긴축론의 주된 근거로 인용되는 물가상승을 가리켜 "대부분은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며 올해 물가가 3% 오른 뒤 내년 이후에는 연준 목표치인 2%로 낮아질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하다"며 "관련 데이터를 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연준의 다른 고위 인사들은 테이퍼링 시작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윌리엄스 총재와 견해차를 보였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이날 한 원격 포럼에 참석해 "우리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극복과 목표 달성을 향해 진전을 이뤄내고 있기 때문에 국채와 MBS 매입의 조정을 차라리 일찍 시작하는 게 더욱 건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플란 총재는 자신이 "훗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찍 가속페달에서 부드럽게 발을 떼는 것"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같은 포럼에서 "연준이 언제 (현 수준의 자산매입에서) 물러설지에 대해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물가에 상방 위험이 있고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테이퍼링 논의를 촉구한 연준 인사가 2명으로 더 많았지만, 이들은 모두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반면 테이퍼링에 아직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윌리엄스 총재는 FOMC 상임 부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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