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차이 CEO 결단력과 결정 속도에 대한 문제제기 확산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정보통신(IT) 업계의 공룡기업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피차이의 리더십에 대해 조직 내부에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차이가 받는 비판을 요약하면 '사람은 좋은데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인도 출생으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피차이는 매켄지를 거쳐 2004년 구글에 합류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과 함께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주는 성격으로 호평을 받은 피차이는 2015년 구글 CEO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NYT는 1998년 창업 이후 일사불란한 조직문화에 익숙했던 구글 임직원들은 피차이에 대해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피차이가 중요한 사업에 대해 결정을 미루거나, CEO로서의 결단을 꺼린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 인수 추진 건이 대표적인 경우다.
구글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아마존에 도전하기 위해 쇼피파이 인수를 검토했지만, 피차이는 주가가 너무 비싸다고 거부했다.
그러나 이후 쇼피파이 주가는 10배로 뛰었다.
피차이는 사업뿐 아니라 인사에 대해서도 신속한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치게 심사숙고하는 피차이의 인사 방식도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2018년 공석이 된 구글의 법무 자문위원 자리를 내부 승진 방식으로 채우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
피차이의 리더십 탓에 구글에 등을 돌리는 임직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에서 엔지니어링 담당 임원이었던 데이비드 베이커는 리스크를 감내하려는 용기가 사라진 구글의 조직 문화 탓에 업무에 대한 자신의 열정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글이 재정적으로 안전해질수록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도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피차이가 CEO 자리에 오른 뒤 구글의 시가총액은 세배로 뛰었고, 직원 수는 14만 명으로 2배가 됐다.
피차이와 15년간 함께 일했던 캐서 센굽타 구글 부사장은 "피차이가 각종 결정을 내리는데 좀 더 신속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피차이가 내린 결정은 거의 모두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옹호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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