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임기연장' 시험대 도쿄의회 선거…'올림픽 논쟁' 예고

입력 2021-06-25 10:33   수정 2021-06-25 10:35

스가 '임기연장' 시험대 도쿄의회 선거…'올림픽 논쟁' 예고
가을 총선 전초전…고이케 '여성 총리' 가능성 확인할지 주목
의회 다수당 '무관중 올림픽' 공약…주요 야당, 스가에 공세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도쿄올림픽 개막이 한 달도 안 남은 가운데 일본 수도 도쿄도(東京都) 의회 선거전이 25일 막을 올렸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지사와 긴밀한 관계인 의회 다수당 '도민(都民)퍼스트(First)회(會)'가 무관중 올림픽을 공약으로 내건 것에 유권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앞서 도민퍼스트회에 다수당 자리를 뺏긴 자민당은 연립 공명당과 손잡고 과반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선거는 가을에 실시될 총선 민심을 살피는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도 의회 의원(정원 127명)을 선출하는 선거가 이날 오전 고시돼 각 당이 후보를 등록하고 있다.
각 당은 이번 선거가 중의원 임기 만료(10월 21일)를 앞두고 가을에 실시될 총선의 전초전이라고 보고 총력을 다해 임한다는 계획이다.
투표와 개표는 다음 달 4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실시되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도민퍼스트회는 경기장에 관람객을 수용하지 않는 무관중 대회를 주장하고 있다. 입헌민주당은 연기 또는 취소를, 일본공산당은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 도쿄도(東京都),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경기장 정원의 50% 이내에서 최대 1만 명까지 관람객을 수용한다는 방침을 이미 정했다.
자민당을 제외한 주요 정당은 유관중 대회 강행을 주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는 가운데 도쿄의 감염 확산 속도가 최근 빨라지고 있어 이번 선거를 계기로 대회 취소나 무관중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도의회 선거는 가을에 실시될 총선 상황을 가늠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2017년 선거 때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지사가 주도한 도민퍼스트회에 밀려 다수파 지위를 내준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도민퍼스트회는 자민당에 맞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도의회 선거 결과는 집권 자민당 총재를 겸직하는 스가 총리의 당내 구심력이나 도민퍼스트회의 특별 고문직을 유지하고 있는 고이케 지사의 정치적 영향력과도 연동된다.
스가 총리와 고이케 지사는 작년부터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 최근 올림픽 유관중 개최에 합의하는 등 갈등을 일단 봉합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 관계가 엇갈리면 스가 총리와 고이케 지사가 다시 분열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억제하고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개최한 것을 정치적 성과로 삼아 가을 중의원 선거 승리와 총리 임기 연장을 꾀하는 스가 총리는 도의회 선거에서 선전해 정권을 안정시키려고 한다. 총선을 앞둔 일종의 예선전인 셈이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고이케 지사는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적 선택지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케는 2019년 9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의 중의원 해산을 앞두고 도의회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희망의 당'을 만드는 등 이른바 '고이케 돌풍'을 일으켰다.
선거 과정에서 희망의 당이 차별성이 부족하며 정치적 색깔이 다른 이들을 지나치게 배제한다는 논란에 결과적으로는 집권 자민당이 승리했다.
하지만 중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희망의 당이 자민당을 바짝 추격해 아베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으며 이런 경험 때문에 스가 총리는 고이케의 재부상 가능성을 늘 경계하고 있다.
다만 고이케 지사의 최근 건강 상태가 이번 선거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코로나19 대응과 올림픽 준비로 과로한 탓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아 1주일간 공무를 수행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고 도쿄도가 22일 밝혔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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