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코스피가 25일 사상 처음으로 3,3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이어지고 있는 기초여건(펀더멘털) 및 경기 회복에 대한 확인과 함께 유동성 긴축에 대한 우려가 일정 부분 완화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앞으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의 시점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 이달 들어 종가 기준 최고치 5차례 경신…장중 최고치는 3,300 돌파
이날 오전 9시 코스피는 전날보다 14.84포인트(0.45%) 오른 3,300.94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3,300선을 돌파했다.
지난 1월 6일 최초로 장중 3,000선을 넘어선 지 약 6개월만에 3,300선마저 넘어선 것이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치를 잇따라 새로 썼다. 지난 16일 장중 3,281.96까지 오르며 5개월 만에 장중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3,310대까지 최상단을 높여놓은 상황이다.
종가 기준으로도 연거푸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7일 3,252.12로 마감하며 한달 만에 최고치를 새로 작성했고, 전날에는 3,286.10까지 오르는 등 이달에만 다섯 차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31일 3,203.92를 찍은 코스피는 이날까지 19거래일간 100포인트 넘게 상승하며 '눈높이'를 올려놨다.
◇ "연준 입장에 따라 변화"…금리 안정세로 부담 덜어
코스피가 최고가를 경신한 배경에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일정 부분 완화된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증시는 연준의 '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지난주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연준이 별도로 내놓은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예상보다 이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하자 17일 코스피는 0.4% 하락했다.
21일에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금리 조기 인상 발언에 1%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하원 청문회에서 물가 우려에 따른 선제적 금리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증시가 상승 추세를 재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식 시장은 연준 스탠스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출렁이는 것 같다"며 "지난주 연준의 금리 인상이라든가 매파적인 톤이 반영돼서 하락했는데 이번 주에는 파월 의장이나 뉴욕 연은 총재 등이 그 부분에 대한 진화에 나서면서 시장이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한 가운데 높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인식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찾자,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016360]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내내 경기 회복과 실적이라는 호재가 있고 물가와 금리라는 악재가 있었다"며 "최근 시장금리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데 투자자에게는 불안감이 완화되는 부분에 기여를 했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 향후 변수도 연준의 통화정책…'코스피 8개월 연속 상승' 부담 지적도
향후 변수 또한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통화정책 '정상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용택 센터장은 "올해 여름이 지나고 나면 통화정책 변경이 눈앞에 다가오고 금리도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며 "미국 달러 강세도 좀 더 본격화되는 쪽으로 가게 되면 시장이 부담을 가질 수 있는 국면"이라고 예상했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이에 따른 기술적 부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월간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는 지난해 11월부터 강세를 이어왔다. 이달까지 상승을 기록할 경우 8개월 연속이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월간 기준으로 볼 때 1980년 코스피가 시작된 이후 9개월 연속 상승한 사례는 없다"며 "코스피가 8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증시 급락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쉬어가야 할 명분을 높여주고 있는 것은 맞는다"고 지적했다.
오현석 센터장은 "지금의 실적 호전이 언제까지 갈 것이냐에 대한 부분이 시장에서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다"며 "경기가 좋으면 긴축은 더 한다고 갈 것이고 그러면 이에 대한 리스크는 시간이 갈수록 크게 부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시장이 경기와 실적을 근거로 해서 레벨업은 되지만 (상승) 강도가 세게 나오기는 만만치 않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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