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이어 오사카 '소녀상' 전시회도 우익 방해로 차질(종합)

입력 2021-06-25 22:19  

도쿄 이어 오사카 '소녀상' 전시회도 우익 방해로 차질(종합)
오사카부립 노동센터, 항의 쇄도하자 전시장 이용승인 취소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도쿄(東京)에 이어 오사카(大阪)에서 예정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회가 일본 우익의 방해로 차질을 빚게 됐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음 달 16~18일 소녀상 등이 전시되는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간사이(關西)'가 열릴 예정이던 오사카부립(大阪府立) 노동센터 '엘·오사카' 측은 전시장 이용 승인을 취소했다.
전시와 관련한 항의가 쇄도해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에선 2019년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때 우익의 항의가 쇄도해 일시 중단됐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재작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 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과 '원근(遠近)을 껴안고' 등의 작품이 일본 우익의 반발을 샀다.
원근을 껴안고에는 히로히토(裕仁·1901∼1989) 전 일왕의 모습을 담은 실크스크린 작품이 불타는 장면이 있었다.
일본 시민단체 등이 추진한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 역시 우익의 방해로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던 '표현의 부자유전·도쿄'도 일본 우익의 집요한 방해로 전시장을 구하지 못해 일정을 연기해야 했다.
우익 인사들은 당초 표현의 부자유전·도쿄가 열릴 예정이던 신주쿠(新宿)구 소재 전시시설인 '세션하우스가든' 주변에서 가두선전 차량 등을 동원한 방해 활동을 했고, 피해를 본 세션하우스가든 측은 전시회 주최 측에 전시장을 대여할 수 없다고 최근 통보했다.
표현의 부자유전·도쿄 실행위원회는 전시회가 연기됐지만, 평화의 소녀상 작가인 김운성·김서경 부부 등이 참여한 온라인 토크쇼는 이날 저녁 예정대로 진행했다.
김운성 작사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반일의 상징이 아니라 태평양전쟁 후 고향으로 돌아온 위안부 피해자를 배척하고 이들을 침묵하게 한 한국 사회를 돌아보자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녀상 등이 전시되는 표현의 부자유전이 일본 우익의 "교묘한 억압"에 차질을 빚는 현실을 거론하며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서경 작사도 "민주주의는 우리들의 연대를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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