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코로나19 국정조사·주지사 봉쇄 조치 맹비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또다시 지지자들과 오토바이 행진을 하면서 방역수칙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남부 산타 카타리나주의 주도(州都) 플로리아노폴리스에서 650㎞ 떨어진 샤페코 시내 거리에서 오토바이 행진을 주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물론 지지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샤페코시는 병원 중환자실 병상 점유율이 96%에 달하는 곳이지만, 시장은 말라리아약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장을 옹호하는 등 비과학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오토바이 행진이 끝난 뒤 연설을 통해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와 주지사들의 봉쇄 조치를 맹비난하면서 "애국심과 희망이 되살아나고 있으며 미래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오토바이 행진을 주도한 것은 브라질리아와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극우 성향의 지지자들을 앞세운 오토바이 행진으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20% 붕괴 직전이며 부정적 평가는 50%를 웃돌고 있다.
브라질의 전문가들은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20%를 밑돌게 되면 사실상 국정 장악력을 상실한 것으로 간주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독단적인 행태가 거듭되면서 그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도 가열하고 있다.
지난달 29일과 이달 19일 좌파-중도좌파 정당과 시민·학생단체, 노동계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데 이어 다음 달 24일에도 시위가 예고됐다.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추진을 위한 초당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좌파·중도좌파 정당과 범여권에서 발을 뺀 정당들은 시민단체와 함께 오는 30일 하원의장에게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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