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가다 지뢰밟은 10대 즉사…지난달 청년 3명 사망, 신체 일부 잃기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군부와 무장 주민 간 충돌이 거셌던 미얀마 서부 친주에서 군경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지뢰에 시민들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미얀마 나우와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4일 친주 민닷에서 10대 소년 한 명이 지뢰를 밟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이 소년은 가족과 함께 농사일하러 가는 중이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주민들은 지난 6일 민닷 시민방위군(PDF)과의 충돌에서 많은 사상자를 낸 군경이 이후 마을 인근에 지뢰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말에도 민닷 지역 부쿤 마을 근처에서 젊은이 3명이 군경이 설치한 지뢰를 밟아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중순에는 피란민 시설에 머물던 주민들이 먹을 것이 부족해 죽순을 캐러 나갔다가, 남성 한 명이 지뢰를 밟아 다리 한쪽을 잃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사냥용 소총 등으로 무장한 주민들과 충돌하던 군경은 지난달 15일 민닷시를 점령했고, 이 과정에서 약 2만5천 명의 주민 중 90% 가량이 집을 떠나 인근 80개 마을과 주변 산악 지역 등으로 피신했다.
군부와 시민방위군은 지난 19일 2주간 무장 충돌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내달 4일까지 유효하다.
민닷시 응급구조 단체는 이라와디에 "휴전 기간 군부는 설치한 지뢰를 제거해야 하고, 지뢰가 어디에 매설됐는 지도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월1일 쿠데타 이후 전날까지 총격 등 미얀마 군경의 폭력에 희생된 미얀마인은 88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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