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주식 40만주 65% 할인된 가격에 매수 권리 부여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로 미국 정부의 규제 표적 가운데 한 곳인 SMIC(中芯國際ㆍ중신궈지)가 기술 인력을 확보ㆍ유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주식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SMIC는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출신 2명을 포함한 3명의 임원에게 각각 40만주 씩 회사 주식을 시가보다 65%가량 할인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다.
29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SMIC는 저우쯔쉐(周子學) 회장과 량멍송(梁孟松) 공동 CEO, 장상이(蔣尙義) 전무 등 3명에게 각각 자사의 주식 40만주 씩을 주당 20위안의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량멍송과 장상이는 대만 TSMC의 임원 출신이다.
SMIC의 주식은 전날 상하이 증시에서 주당 59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따라서 이들은 시가보다 65% 싸게 SMIC의 주식을 살 권리를 부여받은 것이다.
앞서 SMIC는 지난 5월에는 자사의 임직원 가운데 약 23%인 4천 명에게 주식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저우 회장은 주식 인센티브 정책에 대해 "임직원을 주요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핵심 기술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인 SMIC는 반도체 기술 자립을 위해 기술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특히 대만의 TSMC 출신 고급 인력을 주요 스카우트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시장조사기업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MIC는 올해 1분기 매출액 순위가 지난해 4분기와 동일한 5위로, 세계 10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에 포함됐다.
SMIC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의 9억8천100만 달러에서 11억400만 달러로 12% 증가했다.
또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4분기의 4%에서 5%로 상승했다.
트렌드포스는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도 불구하고 SMIC의 매출액이 직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상승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기 전에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자재와 장비를 비축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하이(上海)에 본사를 둔 SMIC는 미국 정부의 규제 대상 기업이다.
SMIC는 지난 3월 중국의 '기술 허브'인 광둥(廣東)성 선전시에 23억5천만 달러(약 2조6천400억 원)를 투자해 새로운 반도체 웨이퍼 가공(wafer fabrication)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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