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인니 코로나재앙 임박"…발리 외국인 관광재개 또 연기

입력 2021-06-29 17:13   수정 2021-06-29 17:41

적십자 "인니 코로나재앙 임박"…발리 외국인 관광재개 또 연기
자카르타 병원마다 환자 가득…"국제사회, 백신 접근권 높여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면서 '재앙'(catastrophe)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적십자가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적십자연맹(IFRC) 인도네시아 대표 잔 겔판드는 29일 "우리는 매일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인도네시아를 코로나19 재앙으로 몰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백신 접근권 확대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인도네시아 적십자사의 수디르만 사무총장도 "우리는 기록적인 감염 사태를 겪고 있다"며 "의료인들은 환자로 가득 찬 병상과 부족한 산소공급 상황 속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십자사는 인도네시아 인구 2억7천만명 가운데 백신 접종 완료자가 5% 미만이라며,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들이 필요한 백신을 얻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최대 명절 르바란 여파와 인도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이달 들어 급증하고 있다.
24일 일일 확진자 2만명을 처음 넘었고, 25일 1만8천여명, 26일과 27일 각 2만1천여명, 전날 2만694명을 기록했다.
자카르타 수도권 병원들의 코로나19 병상 점유율은 90% 안팎을 오가고 있으며, 산소호흡기가 있는 중환자실(ICU) 병실 부족이 심각해 발을 구르는 환자들이 많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자카르타의 코로나 병상 점유율이 94%에 이른다"며 "병원 로비와 복도에서 환자들이 치료받고, 응급실은 중환자실로 사용되는 상황"이라고 심각성을 전했다.



당국은 수도 자카르타 등 확진자 급증 지역(레드존)의 재택근무 비율을 더 늘리고, 쇼핑몰 영업은 오후 5시까지, 식당은 배달·포장만 가능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새로운 규정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국내선 여객기 탑승자를 백신 접종 완료자와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 소유자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금명간 확정된 규제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도네시아 국내선 가운데 발리행 노선만 PCR 음성 결과지를 요구하고, 나머지 목적지는 항원검사(안티젠) 결과지도 허용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적 휴양지 발리의 외국인 관광 재개도 다시 연기됐다.
관광창조경제부 장관 산디아가 살라후딘 우노는 "본래 7월 말∼8월 초 발리 외국인 관광 재개를 목표로 했지만, 최근 코로나 급증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상황이 더 나아지길 기다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사태로 작년 4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했다.
발리 주정부와 중앙 정부는 발리의 관광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을 발리로 보내 현지 숙소에서 지내면서 원격근무하는 '워크 프롬 발리'(Work From Bali)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또, 발리 외국인 관광 재개를 하게 되면 새로운 형태의 비자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사무실에 출근할 필요 없이 인터넷과 노트북 등으로 일하는 외국인 '디지털 노마드'가 발리에 살길 원할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5년짜리 비자를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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