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뒤집기 지시 거부로 경질한 前법무장관 연일 비난…"대선前부터 신뢰 잃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사기 주장을 헛소리라고 일갈한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을 "스왐프 크리처"(Swamp Creature·흉측한 전체 모습을 일부 아름다운 외양으로 가린 괴물), "행동이 굼뜨다"라고 표현하는 등 인신공격을 가하며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2020년 대선 사기 훨씬 오래전부터 바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바는 급진좌파가 그를 탄핵하길 원했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은 스왐프 크리처"라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는 또 "폭도에 맞서기 위해서는 매우 강하고 특별한 사람이 필요한데 바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라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이런 비난은 지난 대선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바가 ABC뉴스의 선임기자인 조너선 칼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사기 의혹을 일축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바는 이 인터뷰에서 대선 사기 의혹에 대해 당시 자신이 수사 지시를 내린 이유를 설명하면서 "만약 사기의 증거가 있다면 그걸 덮을 이유는 없다"라며 "하지만 계속 드는 생각은 (사기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모두 헛소리"라고 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칼의 저서 '배신'(Betrayal)은 오는 11월 출간된다.
트럼프는 지난 27일 이런 내용이 보도되자 바 전 장관을 '이름뿐인 공화당원'(RINO)이라고 지칭한 뒤 바가 선거 사기조사에 실패해 미국인을 실망시켰고 급진좌파가 성공하도록 한 것은 바 같은 사람들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충복으로 불린 바 전 장관은 지난 대선 직후 트럼프의 대선사기 주장을 부정하면서 트윗 경질됐다.
트럼프는 이날 성명에서도 "행동이 굼뜬 바에 대한 칼의 이야기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지어진 내용이다. 그건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선 사기 사건에 대한 사실들이 각 주(州)와 법원에서 빠르게 드러나고 있다. 압박을 감당할 수 없었던 바가 옳았는지 보자. 답은 '아니다'라는 것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퇴임 후 한동안 조용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대규모 유세를 개최하며 부정선거 주장을 다시 들고나오는 등 정치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번 여름 동안 이런 대규모 유세를 몇 차례 더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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