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일부 중소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여러 금융사를 옮겨 다니며 위장·타인 명의 계좌를 개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거래소 의무 신고 기한(9월 24일)을 앞두고 거래소 집금계좌에 대한 모니터링이 강화되자 감시망을 피하고자 '메뚜기식' 영업을 하는 것이다.
금융사들은 위장·타인 명의 계좌를 적발하는 대로 거래를 중단하고 있지만, 여전히 위장 계열사·법무법인·임직원 등 명의 계좌를 집금계좌로 쓰는 사례가 적잖은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30일 자금세탁 방지 제도를 이행하는 '유관기관 협의회' 회의를 열고 이런 위장·타인계좌 전수조사 결과와 조치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앞서 FIU는 전 금융권에 가상자산 거래소의 위장·타인 명의 집금계좌를 전수 조사해 이달 말까지 1차 보고하고, 오는 9월까지 매월 조사를 시행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 거래소들이 고객 예치금을 빼돌리고 폐업할 가능성에 대비해 집금계좌에서 거액이 이체되면 지체 없이 의심거래(STR)로 FIU에 보고하도록 했다.
점검 결과 일부 거래소가 제휴업체에서 판매하는 전자상품권으로만 코인을 거래하도록 해 사실상 제휴업체 계좌를 집금계좌로 쓰는 등 편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고발 등으로 법집행기관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사업자명을 바꾸고 위장 집금계좌로 영업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금융사들은 위장·타인 계좌 모니터링에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특정 계좌가 위장계좌로 확인되면 해당 고객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핫라인 등을 통해 금융위, 다른 금융사들과 정보를 공유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 이름과 집금계좌 명이 다른 경우는 불법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은행·금융투자·보험·여신·상호금융·저축은행·대부업·핀테크협회 등 각 업권에서 15개 기관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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