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유학생 대상 연구…귀국후 여권 뺏기고 감옥행 협박 당하기도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호주에서 중국과 홍콩 문제 등에 대해 민주주의적인 발언을 한 중국 출신 유학생들이 중국 당국 및 동료 학생들에게 위협받고 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 당국이 호주 유학 중 트위터 계정에 민주화 메시지를 올린 한 자국 학생을 교도소에 보내겠다며 위협했다고 밝혔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중국에서 경찰이 유학생 가족을 상대로 학생들의 활동 내역을 물어본 경우가 3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 학생은 휴먼라이츠워치에 "2020년 3월 중국 경찰이 부모에게 오라고 하더니 나에게 '입 닥쳐라. 트위터를 없애라'며 전하라고 경고했다"면서 "집에 돌아가면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학생은 부모를 걱정해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호주에서 다른 중국 학생 앞에서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표현을 한 다른 학생은 본국에 돌아가자마자 당국에 여권을 압수당한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중국 출신 유학생들이 민주적 발언을 한 학생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고 집까지 찾아와 협박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출신으로 호주에서 난민 자격을 부여받은 호주국립대 학생 우 레바오는 기숙사에 거주하는 다른 중국 학생이 심야에 자신의 방으로 찾아와 배신자라고 부르는 등 모욕했다며 학교 측에 신고했다.
휴먼라이츠워치 측은 호주에서 유학 중인 중국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감시당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의견을 내놓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호주의 대학들이 이런 사실을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위협을 당하는 중국 출신 학생들은 대학 측이 중국 당국을 불쾌하게 만들까봐 우려한다는 인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48명의 중국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호주 정부가 유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위협과 검열 사례들을 조사해 매년 보고서로 발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휴먼라이츠워치는 대학들이 외국 정부의 강요와 협박으로부터 유학생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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