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반체제 인권운동가 사망에 민심 '부글부글'

입력 2021-06-30 17:55  

팔레스타인 반체제 인권운동가 사망에 민심 '부글부글'
16년 장기집권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에 대한 비판 고조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무능과 부패를 비판해온 인권운동가의 사망이 16년간 집권한 마무드 아바스(85) 수반의 입지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와 헤브론, 베들레헴 등에서는 1주일 가까이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운동가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16년째 집권 중인 아바스 수반과 자치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인권운동가 니자르 바나트(43)의 죽음에 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팔레스타인 헤브론의 친척 집에서 팔레스타인 보안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뒤 사망했다.

바나트는 지난 5월 유럽 국가들이 부패한 자치정부에 대한 원조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일로 자택에서 쫓겨나 친척 집에서 지내왔다.
바나트를 겨냥한 군인들의 폭력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자치정부 측은 사복 군인과 파타당 당원들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그러나 시위는 사그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동조 움직임은 전 세계 팔레스타인 커뮤니티로 번지고 있다.
바나트와 마찬가지로 아바스 수반을 비판해온 인권운동가 이사 암로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자치정부를 '이스라엘의 하청업자'라고 표현하면서, "반 정착촌 운동을 탄압하는 이스라엘은 물론 우리를 탄압하는 자치정부도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만약 마무드 아바스가 독재를 계속 주도한다면 나는 그것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사복 군인을 동원한 자치정부 측의 시위대 탄압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바나트의 죽음이 촉발한 시위는 아바스 수반과 그가 주도하는 파타당, 자치정부에 대한 잠재된 불만을 수면위로 끌어올렸다.

아바스 수반이 주도하는 파타당과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접촉하는 유일한 공식 파트너다.
그러나 아바스 수반을 비롯해 자치정부의 핵심을 이루는 60∼70대 소수 인사는 무능하고 부패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09년에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의 정치적 대립을 이유로 선거를 치르지 않은 채 임기를 이어가고 있는 아바스 수반의 인기는 말 그대로 바닥이다.
특히 그는 2006년 이후 15년 만에 치르기로 했던 올해 총선과 대선을 돌연 연기해 논란을 빚었다.
일각에서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에 패할 것을 우려해 이런 조치를 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또 아바스 수반은 동예루살렘의 성지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싼 갈등으로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11일 전쟁을 치르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당시 팔레스타인 내 다수의 학자와 유력인사들은 아바스 수반에 자치정부 수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 파타당 대표 등 모든 공직에서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청년단체 '민주적 개선을 위한 세대'의 살렘 바라메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자치정부의 행동은 민주주의 절차를 통한 심판의 필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젊은 세대는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이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가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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