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진 DNA 분석 결과…"당시 페스트 창궐 증거는 아냐"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약 5천년 전에 살았던 수렵채집인 유해에서 페스트(흑사병)균이 발견됐다.
학계에서는 이 남성이 현재까지 알려진 페스트 사망자 중 가장 오래된 사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크리스티안-알브레히트대 연구진은 29일(현지시간) 생명과학 저널 '셀 리포트'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라트비아의 한 패총에서 발굴된 고대 인류 4명의 치아와 두개골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했다.
이들 유해는 약 5천50∼5천300년 전에 살았던 여성, 영아, 남성 2명 등 4명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20∼30세 남성 1명의 유해에서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의 DNA 조각과 단백질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 남성이 "현재까지 알려진 페스트 희생자 중 가장 오래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에게서 다량의 페스트균 DNA가 발견된 점으로 볼 때 감염된 채 꽤 오랫동안 살았고, 증상이 경미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유해에서 발견된 페스트균은 약 7천200년 전 다른 페스트균 종류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역시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페스트균 종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약 5천500년 전 서유럽에서 페스트가 창궐했다는 증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당시 이 지역의 인구가 급감한 것을 두고 페스트 창궐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균은 유전적 특성상 전파력이 낮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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