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 닦는다고 트랙터 동원해 보호종 '조슈아 트리' 훼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부부가 집을 짓기 위해 보호종 사막 나무 36그루를 뽑았다가 2천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미국 샌버너디노 카운티 법원은 멸종 위기종으로 임시 지정된 조슈아 트리(Joshua tree)를 훼손한 혐의로 제프리 월터 부부에게 1만8천달러(2천만원) 벌금 처분을 내렸다고 3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이 보도했다.
북아메리카산 상록 떨기나무 유카의 일종인 조슈아 트리는 미국 남서부 사막 지대에서 자생하며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라 보호종으로 지정돼있다.
검찰에 따르면 월터 부부는 지난 2월 집터를 닦기 위해 트랙터를 동원해 조슈아 트리 36그루를 밀어버렸고 이를 목격한 동네 주민은 캘리포니아주 어류·야생동물국에 신고했다.
월터 부부는 다 자라지 않은 조슈아 트리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 나무를 뽑았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조슈아 트리 벌목은 불법 행위라며 훼손된 나무 숫자에 해당하는 36건의 경범죄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은 지난 29일 이들 부부에게 벌금 1만8천달러를 부과했다. 부부는 우선 벌금을 일부 내고 국립공원과 자연보호단체 봉사활동으로 나머지를 대납하기로 했다.
'조슈아'는 성서에 나오는 선지자 여호수아를 일컫는 말이다.
하늘을 향해 가지를 쭉 뻗은 조슈아 트리의 모습이 두 팔을 벌려 기도하는 여호수아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19세기 중반 모르몬교도들이 조슈아 트리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으나 확실치는 않다.
이름의 유래를 떠나 조슈아 트리라는 명칭은 대중에게 널리 받아들여졌고 캘리포니아 남부 자생 지역은 1994년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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