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은 위탁 규모 확대 추진…가상자산 투자 고려 안해"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1일 "적극적인 투자수익 창출과 전문성 강화를 통해 세계 10대 국부펀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진 사장은 KIC 창설 16주년인 이날 중구 KIC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 세계 10대 국부펀드 도약 ▲ 대체투자 확대 ▲ 책임투자 강화 ▲ 국내 금융산업 발전 지원 확대 등 '4대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진 사장은 "세계 주요 국부펀드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준의 자산운용 규모를 확보하려 한다"며 "현 자산군에 대한 정책 비중을 점검하고, 적극적인 장기·분산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 10억달러로 최초 투자를 시작한 KIC는 작년 말 운용자산 규모가 1천831억달러를 넘었으며 조만간 2천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현재 KIC의 운용자산 규모는 국부펀드 중 15위 수준이며, 10위권이 3천억달러 정도다.
KIC는 2024년까지 글로벌 리딩 국부펀드와 대등한 수준의 투자 전문성,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뉴노멀 상황과 포스트 코로나에 따른 유동성 축소,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정책 자산군 비중을 재조정해 수익률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위탁기관과 협업, 소통을 통해 추가 위탁도 추진한다. 현재 위탁 규모는 기재부 800억달러 이상, 한은 300억달러 수준이다.
진 사장은 "작년 말까지 기재부에서 821억달러를 받았는데 올해 '플러스 알파'로 받았고, 한은은 내년쯤에 금액을 좀 위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체투자 비중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5월 기준 16%에서 2024년 21%, 2027년 25%로 높인다는 목표다. 특히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내 벤처캐피털 등 사모주식, 사모채권, 인프라투자 비중을 늘려 대체투자 포트폴리오의 중장기 수익률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그는 "대체투자가 연간 수익률이 2~3%로 높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 진 사장은 "올해 개소한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중심으로 북미 서부지역 벤처, 기술 투자를 확대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미래기술 투자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로보틱스, 헬스케어, 자율주행,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 네트워크를 확보해 우량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책임 투자도 강화한다. 모든 위탁자산의 투자의사결정 전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인을 고려하는 ESG 통합체계를 정교화하며, 탄소의존도 및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ESG 위험을 측정·조정하는 모델을 하반기 도입한다.
이외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국제금융아카데미' 설립을 추진한다.
진 사장은 이날 간담회 후 질의응답에서 상반기 투자수익 성과에 대해 "주식, 사모주식에서 나름대로 꾸준히 성과를 보이며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채권은 인플레이션과 장기 금리 상승 우려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전통자산보다는 대체자산이 비교적 수익률이 높고, 전통자산 중에선 상대적으로 주식이 높고 채권이 낮은 정도"라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 수익률에 대해선 "4.7%인데 그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와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완만하게 상승할 거라 전망하고 있다. 경제 정상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상승이 있을 것"이라며 "금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상승하지 않겠나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변이 바이러스 등 위험 요인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상시 점검하고 급격한 금리 움직임이 있으면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사전적으로 대응 전략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선 "KIC는 국부펀드이므로 민간 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에 방점이 가야 한다"며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은 국부펀드가 금융투자 자산으로서 투자하기엔 아직은 아니지 않나 생각하고,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언급한 'KIC의 산은 자회사 편입'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우나 발언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이 해외에 전략적으로 투자할 때 필요하면 산은과 같이 논의하거나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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