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통일 관련 발언에 대해 대만 당국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정치적 틀과 군사적 위협을 포기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2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전날 이같이 밝히면서 대만 측의 '평화, 대등, 민주, 대화'를 직시하는 것이 양안 관계의 이상적 상호 교류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륙위원회는 그러면서 중국 정부를 향해 하루속히 민주 정치에 맞는 정치개혁과 정치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양안 관계의 본질은 상호 존중과 호의적 이해라면서 2천300만명의 대만인은 중국의 일방적인 '하나의 중국'과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이미 거부했다고 역설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양안의 현실을 직시하고 양안 관계 발전에 대한 대만인의 일관된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전날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조국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역사적 임무이자 중화민족의 염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만 정치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집권당인 민진당은 대만이 자유 민주의 주권 독립 국가라는 것은 2천300만 대만인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중국은 대만인의 자유 민주와 국가 주권을 수호하려는 결심을 저평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안 관계는 '평화, 대응, 민주, 대화'의 기초 아래 상호 교류, 평화적 공존을 유지하는 것만이 양안 및 역내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인 국민당은 보도자료에서 항일전쟁을 위한 국공합작(國共合作)을 언급하면서 쑨중산(孫中山·쑨원)이 밝힌 제도 등이 향후 양안 관계에서 최적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주리룬(朱立倫) 전 주석은 양안이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찾는다) 해야 한다면서 오로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야만 평화적 미래가 있다고 언급했다.
집권 민진당 뤄즈정(羅致政) 입법위원(국회의원)은 롄잔(連戰) 전 국민당 주석이 중국에 보낸 축전에서 대만의 자유 민주의 언급 없이 중국의 민족주의에 호응한 것은 대만인과 자유민주를 잃은 홍콩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대만 온라인상에서는 중국 공산당 100주년 행사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대만 측 인사에 대해 "(참석 인사가) 누구인지 조사해 (대만) 호적을 없애라"는 성토와 함께 롄 전 주석을 '대만의 적', '매국노'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편 대만 여론조사기관인 민의기금회는 지난 15∼19일 20세 이상 성인 1천72명을 대상으로 중국 공산당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대만인 47%가 반감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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