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차관 "방콕 정말 위기, 코로나 환자들 집서 죽어가"
의사 징발 보건부 사상 처음…사망자 사흘 연속 최다 속 방콕이 압도적 많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극과 극' 현상을 보인다.
유명 관광지 푸껫은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외국인들에게 국경 문을 열었지만, 수도 방콕은 폭증하는 확진자에 병상과 의료 인력이 모자라 사상 처음으로 의사들을 징발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2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푸껫에는 347명이 항공편으로 입국했다.
재개방 프로그램인 '푸껫 관광 샌드박스'에 따른 것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격리 없이 관광에 나설 수 있다.
푸껫 주민 70% 이상도 백신을 접종해 집단 면역을 달성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전날 직접 공항으로 나가 입국객들을 맞이했다.
그는 "푸껫 모델이 성공하면 태국의 더 많은 곳에서 국경 문을 다시 열 수 있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같은 날 태국 보건부는 코로나19 진료를 담당할 의사 144명을 방콕으로 동원했다.
각 주에서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이들은 방콕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맡게 된다.
통차이 끼라띠하타야콘 보건부 차관은 환영식에서 "방콕으로 오라고 해 미안하고 감사하다면서 "현재 방콕 및 인근 주는 정말 위기다. 환자들이 집에서 죽어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해 유럽처럼 병원에 병상이 없어 코로나19 환자들이 집에서 죽어가는 상황이 태국에서 똑같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는 감당할 수 없다. 이것이 우리가 여러분을 원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통차이 차관은 보건부가 의사들을 특정한 목적을 위해 징발해야 했던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태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악화 일로다. 사망자 수는 53명(6월30)-57명(7월1일)-61명(7월2일)으로 사흘 연속 역대 최다를 경신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신규확진자도 4천786명-5천533명-6천87명으로 증가세다.
특히 수도 방콕이 가장 상황이 좋지 않다. 사망자는 전체의 절반이 넘고, 신규확진자는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확진자 폭증 상황 속에서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실은 물론 의료인력까지 부족하다 보니 방콕 시내 일부 병원은 일정 기간 코로나19 검사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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