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동지중해에서 천연자원 탐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터키 북서부 사카르야 주(州)의 군수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동지중해에서 우리의 권리를 지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의 권리가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을 얻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동지중해와 키프로스 그리고 모든 바다에서 석유를 탐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구체적인 탐사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터키는 키프로스섬 인근 동지중해의 천연가스 탐사 문제로 그리스 키프로스공화국(이하 키프로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터키가 탐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해역은 그리스·키프로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1923년 터키 독립전쟁의 결과로 체결된 로잔 조약에서 비롯됐다.
로잔 조약에서 터키와 그리스는 이스탄불을 포함한 동트라키아 지역은 터키의 영토로 하고, 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인 에게해(海)의 섬은 그리스 영토로 하는 데 합의했다.
조약 체결 당시 에게해의 섬들은 큰 문젯거리가 아니었으나, 동지중해에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2010년 미국의 지질조사 결과 터키 해안에서 지척인 키프로스 섬 인근 동지중해에는 17억 배럴의 석유와 122조 큐빅피트(cf)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는 지난해 8월 동지중해에 지질조사선 오루츠 레이스를 투입해 천연가스 탐사에 나섰으며, 오루츠 레이스를 호위한다는 명목으로 해군 함정까지 투입했다.
그러자 그리스·키프로스는 프랑스·이탈리아와 함께 동지중해에서 연합 훈련에 나섰으며, 이에 터키는 동지중해에서 실사격 훈련에 나서는 등 양측의 갈등이 첨예해졌다.
이후 양측은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에 나서기로 합의했으나 실질적인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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