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넥스페리아, 뉴포트 웨이퍼 팹 1천억원에 인수 전망
영-중 갈등 속 보수당 등 일부서 매각 반대 움직임도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영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뉴포트 웨이퍼 팹(NWF)이 중국 자본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CNBC 방송이 2일(현지시간) 익명의 취재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윙테크 테크놀로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는 6천300만 파운드( 약 983억원)에 NWF를 인수하는 계약을 다음 주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웨일스 남부 뉴포트에 자리 잡은 비공개회사인 NWF는 1982년 설립됐으며, 영국 내 몇 안 되는 반도체 제조업체 중 하나다.
넥스페리아 대변인은 "NWF, 웨일스 자치정부와 NWF의 미래에 관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는 더 이상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 계약은 글로벌 반도체 대란으로 각국이 독자적인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충하는 가운데 추진돼 주목된다.
현재 반도체 대다수는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 중국의 SMIC 등 아시아 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다.
NWF는 특히 자동차 산업의 파워서플라이 애플리케이션에 주로 쓰는 실리콘 칩을 제조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타격을 받아 차량 생산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NWF는 또 보다 빠르고 에너지 효율적인 '복합 반도체'(compound semiconductors)를 개발 중이다.
다만 이번 계약에서는 NWF의 지배주주인 드루 넬슨 최고경영자(CEO)가 복합 반도체 부분을 분할해 가져가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넬슨 CEO는 뉴포트 웨이퍼 팹 이름 사용도 허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국 정치권에서는 중국 자본에 자국 반도체 기업을 넘기는 데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콩, 신장위구르자치구, 화웨이 등 여러 사안을 놓고 영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는 가운데 민감한 기술 기업을 중국에 넘기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영국 집권 보수당 내 중국연구그룹의 대표이자 하원 외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톰 투겐트하트 하원은 기업부에 보낸 서한에서 NWF에 대한 잠재적 인수 관련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mm 실리콘과 반도체 기술 개발 및 가공 설비에 있어 영국의 리딩업체가 중국 기업에 인수되는 것은 심각한 경제 및 국가안보 우려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지난 4월 도입한 국가안보 및 투자 법을 토대로 이번 인수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법은 경제적 리스크나 안보 위협이 있을 경우 해외자본의 영국 기술기업 인수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 "만약 상황이 변해 필요할 경우 기업법을 활용해 정부 권한을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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