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그룹 '도어스' 리더 모리슨 묻힌 파리 페르라셰즈 묘지 '북적'
초로의 팬들 "모리슨은 어릴 적부터 우리의 영웅"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미국의 전설의 록그룹 '도어스'(The Doors)의 리드싱어 짐 모리슨(1943~1971)의 팬들이 그의 50주기를 맞아 전 세계에서 파리로 모였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 동쪽에 위치한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에 있는 모리슨의 무덤은 그의 사망 50주년을 기리는 팬들로 북적였다.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들어선 초로(初老)의 팬들은 유년 시절부터 자신들의 우상이었던 모리슨의 묘석에 촛불을 켜거나, 갖고 온 사진을 올려놓으며 전설적인 로커를 기렸다.
이날 모리슨의 50주기를 맞아 친구와 함께 독일에서 왔다는 두투아 플라첵은 "짐 모리슨과 도어스는 우리의 어린 시절부터의 영웅들이었다"면서 "이곳에서 50주기를 기리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모리슨이 묻힌 페르라셰즈 묘지는 도어스 팬들의 성지가 된 지 오래다.
모리슨이 숨질 당시 미 텍사스주에서 사진을 전공하던 스물한 살 대학생이었던 미셸 캠벨은 1989년 처음 모리슨의 묘를 방문한 뒤 현재는 파리로 이주해 매년 페르라셰즈 묘지를 찾고 있다.
그는 모리슨을 추모하러 전 세계에서 오는 팬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고.
캠벨은 "사람들이 누군가의 무덤이 아니라 아파트 소파에 모여 앉은 것처럼 만나서 수다를 떤다"면서 "애정이 어린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모리슨의 묘를 가능한 한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모리슨의 묘를 찾은 팬 중에는 모리슨이 죽고 나서 한참 뒤에 태어난 젊은이도 있었다.
프랑스 알프스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일곱 시간을 차를 몰아 도착했다는 콜랭 앙블라르(21)씨는 AP통신에 "모리슨이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곳을 찾고 그를 기억하고 있다"면서 "그는 진정한 천재였다"고 말했다.
다른 많은 팬처럼 그는 모리슨이 파리에서 살면서 시간을 보낸 아파트와 나이트클럽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한다.
모리슨이 이끈 도어스는 1971년까지 일곱 장의 공식 앨범을 발표하며 '라이트 마이 파이어 (Light my Fire)', '라이더스 온더 스톰(Riders on the Storm)', '디 엔드(The End) 등의 곡을 남겼다.
그룹의 리더이자 보컬을 맡았던 모리슨은 도어스의 '얼굴'로, 파괴적인 무대매너와 반항의 제스처로, 베트남전쟁과 68혁명의 기운이 들끓던 서구에서 청년층의 인기를 끌었다.
모리슨은 1971년 7월 3일 27세의 나이로 프랑스 파리의 자신의 아파트 욕조에서 마약 과다 복용에 따른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됐고, 도어스는 2년 후인 1973년 해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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