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등 백신 접종 선두국, '노마스크' 움직임에 역풍 고조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힘입어 규제를 조금이나마 완화하려던 국가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돌발 변수로 떠올랐던 델타 변이가 무서운 기세로 퍼져나가면서 코로나 사태 초기처럼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일찌감치 '노마스크' 논쟁에 불이 붙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백신 접종 성과를 내세우며 오는 19일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해제하겠다고 대대적으로 예고해왔다.
그러면서 5일 기자회견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없애고 대신 개인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언급한 게 화근이 됐다.
영국에서는 높은 백신 접종률을 뚫고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8천명을 넘나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즉각 존슨 총리의 발언에 반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트위터 계정에서는 해시태그 '마스크를 씁시다'(#WearAMask)가 삽시간에 번져나갔고, 특히 정치인, 의대 교수 등도 마스크 의무화 운동에 가세했다.
영국의 한 응급의학 전문의는 6일 트위터 계정에 "코로나는 끝난 게 아니다"라면서 "여러분이 백신을 맞았더라도 델타에 감염되고 전염시킬 수도 있다"고 썼다.
반면 이에 맞서는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더는못참겠다'(#EnoughIsEnough)는 것이다.
이 해시태그를 단 한 트위터 이용자는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면서 "이런 권위주의적이고 압제적인 조치에 순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 건너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참 전부터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는 코로나에서 독립을 선언할 수 있도록 하자고 독려해왔으나 막판으로 갈수록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지 못했다.
그는 결국 접종률 목표를 채우지 못한 채 독립기념일을 맞았고, 당일 백악관 행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나타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완파되지는 않았으나 이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을 더는 지배하지 못한다"고 선언했다.
이를 두고 CNN은 "그런 환희의 이면에는 델타 변이 감염이 넘쳐나고 백신 접종 거부자가 적지 않은 미국이 여전히 대유행의 손아귀에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미국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같은 날 방송에 나와 "백신을 맞아도 접종률 낮은 지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예일대 의대 페리 윌슨 박사는 6일 CNBC 방송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지역은 안전할 수 있지만, 접종률이 저조한 지역에서는 바이러스가 다른 곳으로 건너뛰어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백신은 이제 그만큼 효력이 있지 않으며, 어떤 것도 100%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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