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란 듯…모디, 달라이 라마 생일에 직접 축하 전화

입력 2021-07-07 11:33  

중국 보란 듯…모디, 달라이 라마 생일에 직접 축하 전화
수년간 공개 생일 축하 안하다 올해엔 트윗으로 중국 자극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해 국경 충돌 후 중국과 갈등 중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게 이례적으로 생일 축하 전화를 해 중국의 신경을 자극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 침공 후 탈출, 1959년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어왔다.
이에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조국 분열 활동가'로 규정하는 등 그간 그의 활동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왔다.
모디 총리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달라이 라마의 86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그와 전화 통화했다"며 "그가 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기원한다"고 썼다.
AP통신은 "모디 총리가 2014년 취임 후 달라이 라마와 대화한 것을 공개적으로 확인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모디 총리가 공개적으로 달라이 라마의 생일을 축하한 것도 수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정부는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해 티베트 망명 정부와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티베트 망명정부는 2018년 초 뉴델리에서 인도 망명 60주년 사전 기념행사를 대규모로 열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행사는 2019년 다람살라에서 열렸고 인도 정부의 주요 인사 대부분은 이 행사에 불참하기도 했다.
인도 자와할랄네루대의 중국학 교수 스리칸트 콘다팔리는 로이터통신에 "지난해까지는 정당의 인사들조차 (달라이 라마의 생일을) 공개적으로 축하하는 게 허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가 올해 달라이 라마와의 교류를 공개적으로 과시한 것은 지난해부터 인도-중국 간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국의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없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와 중국은 지난해 5월 판공호 난투극,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진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에서 여러 차례 충돌하는 등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현재 달라이 라마는 두 살이던 1937년 달라이 라마의 환생을 검증하는 여러 시험을 통과한 끝에 14대로 인정받았고 1940년 공식 즉위했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모든 생물이 윤회 환생한다고 믿는다.
티베트 불교는 달라이 라마의 사후 그가 환생한 소년을 찾아 후계자로 삼는 전통을 수백 년간 이어왔다. 달라이 라마는 관음보살의 화신으로 여겨진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난민이 된 뒤 인도에 정착해 인도의 자유와 종교화합이 주는 이점을 완전히 누렸다"면서 망명지인 인도에 감사를 표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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