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에서 닭 크기로 작아진 공룡 알바레즈사우루스

입력 2021-07-07 11:36  

타조에서 닭 크기로 작아진 공룡 알바레즈사우루스
잡식성 보이다 개미로 먹이 바뀔 즈음 몸집 작아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진 육식공룡인 수각류와 새의 중간 고리인 '알바레즈사우루스'(alvarezsaurs)과 공룡이 개미를 잡아먹으면서 칠면조나 타조에서 닭 크기로 몸집이 작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룡이 하늘을 날기 위해 몸집이 작게 진화한 사례는 밝혀진 적이 있지만 먹이가 바뀌면서 덩치가 작아진 과정이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브리스틀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과 중국 '척추고생물학·고인류학연구소'(IVPP)의 박사과정 대학원생 친지촨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수십 개의 알바레즈사우루스 화석 크기를 일일이 측정하고 진화 계보를 만들어 얻은 결과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알바레즈사우루스과 공룡은 약 1억6천만 년 전 쥐라기 말기부터 7천만 년 전 백악기 말기까지 몽골과 남미를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서식했다.
날렵한 몸매를 갖고 두 다리로 걸어 다니며 도마뱀이나 초기 포유류, 새끼 공룡 등을 잡아먹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화석으로 드러난 알바레즈사우루스의 몸집은 약 5~70㎏ 정도. 이 중에는 성체가 되기 전에 죽은 어린 공룡의 화석도 포함돼 있어 뼈에 남은 성장 띠를 분석해 성체만을 대상으로 몸집 측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알바레즈사우루스의 몸집이 처음에는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면서 평균 30~40㎏ 정도로 칠면조에서 타조 크기를 유지하다가 약 9천500만 년 전 약 5㎏으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앞발의 발톱도 하나만 남아 먹이를 잡거나 자르는 것보다 흰개미 집에 구멍을 뚫는데 유리하게 바뀐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가 일어난 백악기에는 공룡 간 먹이경쟁이 심화하고, 꽃식물(종자식물)이 점차 확산하며 개미를 비롯한 새로운 곤충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시기에는 식물이 다양해지면서 오늘날과 비슷한 숲이 조성되고, 식물의 잎과 꽃, 꿀을 먹고 사는 곤충이 늘어나는 등 '백악기 육지 혁명'으로도 불리고 있다.
알바레즈사우루스가 개미를 잡아먹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수년 전 발톱을 하나만 가진 '모노니쿠스'(mononykus) 화석이 몽골에 발견되면서 처음 제시됐다. 모노니쿠스는 '하나의 발톱'이라는 의미로, 4~5㎏ 정도의 작은 알바레즈사우루스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알바레즈사우루스의 조상이 하플로케이루스처럼 작은 타조 크기에다 날카로운 이빨과 큰 눈, 유연한 앞발을 가져 잡식성 공룡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처음부터 작지도 않고 개미를 먹이로 삼았던 것은 아니다"고 했다.
친의 공동 지도교수인 IVPP의 쉬싱 박사는 "아주 이상한 결과지만 진실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모든 공룡이 덩치를 키웠지만, 나무에서 살고 나중에 새가 된 이 육식공룡 그룹은 오히려 몸집이 작아졌다"면서 "공룡의 몸집이 작아진 두 번째 사례지만, 날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동물 고기에서 개미로 완전히 새롭게 바뀐 먹이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