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게이츠 부부, 재단 운영서도 갈라서나…"2년뒤 떠날수도"

입력 2021-07-08 03:13   수정 2021-07-08 08:37

이혼한 게이츠 부부, 재단 운영서도 갈라서나…"2년뒤 떠날수도"
게이츠재단 "함께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멀린다 떠날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이혼 뒤에도 자선 사업은 함께 하겠다고 했던 빌 게이츠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자선재단 운영에서도 결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7일(현지시간) 게이츠와 프렌치 게이츠 중 한 사람이라도 2년 뒤 더는 함께 재단을 운영할 수 없다고 결정하면 프렌치 게이츠가 재단 공동의장 및 신탁관리인직에서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이렇게 될 경우 프렌치 게이츠는 게이츠로부터 자금을 받게 될 것이며, 이 돈은 재단이 프렌치 게이츠의 자선 활동을 위해 재단이 주는 기부금과는 별개가 될 것이라고 재단은 밝혔다.
이는 이들의 이혼 합의의 일부다.
AP는 만약 프렌치 게이츠가 물러난다면 이는 사실상 게이츠가 돈을 주고 재단에서 내보내는 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5월 "우리 관계에 대한 많은 생각과 노력 끝에 우리는 결혼을 끝내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우리는 이 임무(재단)에 대한 신념을 여전히 공유하고, 재단에서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WSJ은 관계자를 인용해 프렌치 게이츠가 공동 리더십이 유지될 수 없을 경우 재단을 떠날 가능성에 대해 최소한 몇 주간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프렌치 게이츠가 재단 일을 계속하면서도 자신의 투자·인큐베이팅 업체 피보털 벤처스 관련 업무를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왔다고 WSJ에 말했다.
게이츠와 프렌치 게이츠는 또 추가로 재단에 150억달러(약 17조1천억원)를 출연하기로 했다. 이는 2000년 이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으로 200억달러를 기부한 뒤 내놓는 최대 규모의 기부금이라고 CNBC는 전했다.
이 돈은 전염병과 성평등, 미국의 교육 등의 재단 사업 재원으로 쓰일 예정이다.
150달러를 추가로 기부할 경우 이들의 총 기부금은 650억달러(약 74조2천억원)가 된다.
게이츠 재단은 또 신탁관리인을 추가로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은 지난달 게이츠 재단의 신탁관리인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남은 게이츠 재단의 신탁관리인은 게이츠와 프렌치 게이츠 2명뿐이다.
게이츠와 프렌치 게이츠는 재단 임원들과 함께 올해 연말까지 새 신탁관리인을 선정하고 이들의 책임을 규정하는 작업을 마친 뒤 내년 1월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재단은 신탁관리인의 확대가 다양한 시각과 전문성을 보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이츠 재단 최고경영자(CEO) 마크 수즈먼은 이번 발표가 프렌치 게이츠가 곧 재단을 떠난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즈먼 CEO는 "빌과 멜린다는 모두 개별적으로, 그리고 함께 재단의 장기 공동의장으로서 계속 함께 일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게 확약했다"고 말했다.
프렌치 게이츠도 "나는 재단 임무의 가치를 깊이 믿으며, 공동의장으로서 재단의 사업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앞서 게이츠와 프렌치 게이츠가 이혼하기로 합의한 뒤 가족 자선재단이자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자선재단인 게이츠 재단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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