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월간 통계…도봉·노원·동작·구로 등 외곽이 상승 견인
강남구 85㎡ 아파트값 20억원 육박…가장 저렴한 금천구도 7억원 근접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올해 집값이 급등하면서 상반기에만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가팔랐고,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은 낮았지만, 상승액으로 보면 역시 크게 올랐다.
집값이 전방위로 오르며 무주택자들이 서울에서 자력으로 내 집 마련하기는 점점 더 힘든 일이 되고 있다.
◇ 최근 1년 서울 아파트값 '역대급' 상승…2억원 넘게 올라
8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6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4천283만원으로, 작년 12월(10억4천299만원) 이후 6개월 만에 1억원 가깝게(9천984만원) 올랐다. 상승률로 따지면 10% 가깝게(9.7%) 상승한 것이다.
반기 기준으로 아파트값이 1억원 수준으로 오른 것은 KB가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작년 하반기(1억1천790만원 상승)를 포함해 딱 두 번이다.
반기 상승액 1·2위를 차지한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를 합하면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2억원 넘게(2억1천774만원) 올라 '역대급'으로 급등했다.
2008년 12월 통계 작성 이후 25번의 반기(상반기·하반기) 중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은 16번이고, 9번은 내렸다.
16번 가운데 상승액 상위 1∼7위는 모두 문재인 정부 들어서였다.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 이어 3위는 2018년 하반기(8천425만원↑)였고, 4위는 2018년 상반기(7천23만원↑), 5위는 작년 상반기(6천558만원↑), 6위는 2019년 하반기(4천661만원↑), 7위는 2017년 하반기(4천391만원↑)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반기 기준 집값이 내린 시기는 2019년 상반기(305만원↓)가 유일했다.
◇ 도봉·노원 등 외곽이 상승 주도…강남구 85㎡ 20억원 육박
최근 집값 급등 현상은 서울 전역에서 나타났다.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의 아파트값이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크게 올랐고, 집값 추가 상승 우려에 실수요가 서울 외곽의 중저가 단지로 꾸준히 유입되면서 전체 집값을 밀어 올렸다.
KB가 자치구별 시세를 제공하는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기준으로 보면 올 상반기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뛴 지역은 도봉구였다. 6개월 동안 상승률이 17.5%에 달한다.
이어 노원구(16.1%), 동작구(12.9%), 구로구(11.7%), 강동구(11.4%) 등의 순이었다.
도봉구는 창동역 일대 복합개발 계획에 따른 기대감으로 재건축·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다. 노원구는 서울시가 4월 말 재건축 과열 우려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할 때 상계·중계동 등이 이 규제를 비껴가면서 반사 이익으로 집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동작·구로·강서구는 집값 추가 상승 기대감이 있는 중저가·신축 아파트로 실수요가 꾸준히 몰리며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이 밖에도 마포구(10.7%), 관악구(10.5%), 양천구(10.3%), 성동·강서구(10.2%) 등의 상승률이 10%를 넘겼다.
구별 아파트값을 전용면적 85.2㎡로 환산해 계산하면 서초구가 올 상반기 1억5천695만원 올라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동작구(1억3천239만원), 노원구(1억2천389만원), 마포구(1억1천778만원), 성동구(1억1천773만원), 송파구(1억1천394만원), 양천구(1억1천259만원) 등의 순이었다.
85.2㎡ 아파트값을 기준으로 보면 강남구가 평균 19억8천922만원으로 20억원에 근접하며 가장 높았고, 서초구(17억6천696만원), 송파구(14억4천778만원)가 뒤를 이어 강남 3구가 1∼3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용산구(13억6천739만원), 성동구(12억7천577만원), 마포구(12억2천115만원) 등 이른바 '마용성' 지역이 따랐다.
아파트값이 가장 저렴한 지역은 금천구로 85.2㎡ 기준 6억8천590만원이었다. 상반기에만 5천만원 넘게(5천272만원)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1억2천520만원 뛰면서 7억원에 근접했다.
그 밖에 중랑구(7억2천510만원), 은평구(7억6천842만원), 도봉구(7억7천604만원), 강북구(7억5천264만원) 등 하위 5위권 아파트값은 금천구를 제외하고 모두 7억원을 넘겼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30대 등 수요자들이 미래의 투자 가치까지 고려해 접근이 가능한 중저가·재건축 단지로 몰리며 외곽 지역 강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집중 현상도 여전해 강남 고가 아파트값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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