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배 확대해 KB 수준으로…월간 조사 표본도 확대해 신뢰성 제고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한국부동산원이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활용하는 아파트 표본을 최대 3.4배 늘렸다.
국가승인통계를 작성하는 부동산원이 민간기관보다 적은 표본을 사용해 통계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표본을 크게 늘리는 방식으로 이를 보완한 것이다.
부동산원은 8일 "작년 12월 발표한 주택가격동향조사 개선방안에 따라 신규 통계에 대한 외부 검증 및 통계청의 통계 변경승인 등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동산원은 주간 조사는 이번 주부터, 월간조사는 이달부터 신규 통계를 활용한 조사 결과를 공표한다.
그동안 국회·시민단체 등은 부동산원이 조사·공표하는 주택가격동향조사가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보다 적은 표본을 사용해 통계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비판해왔다.
KB가 주간조사에 사용하는 표본이 3만4천여호인데 비해 부동산원은 9천400호로, KB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나온 비판이었다.
이에 부동산원과 국토교통부는 작년 말 보완 대책을 마련하고 올해 예산에 이를 반영했다.
정부는 부동산원이 사용하는 표본을 기존 대비 1.6배∼3.4배 늘렸다.
정부가 부동산원을 통해 수행하는 주택가격 동향조사는 크게 주간조사, 월간조사, 상세조사 등 3가지가 있다.
주간조사는 아파트만을 조사 대상으로 삼고, 월간조사는 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주택을 함께 조사한다. 상세조사는 월간·주간조사가 시군구 단위로 이뤄지는 데 비해 읍면동 단위 동향까지 세세하게 점검한다.
먼저 부동산원은 주간조사 표본을 기존 9천400호에서 이번에 3만2천호로 3.4배 늘렸다. 이는 KB와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월간조사의 종합 표본은 2만8천360호에서 4만6천170호로 1.6배 늘렸고, 월간 아파트 표본은 1만7천190호에서 3만5천호로 2배 각각 상향했다.
주간조사의 경우 매주 전국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조사해 발표하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 이번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했다.
실제로, 주간 표본의 경우 매년 10% 안팎의 수준으로 표본을 늘렸는데, 예년과 비교하면 올해 표본은 비약적으로 늘린 것이다.
이는 매주 통계 신뢰도를 두고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간 표본이 커버하는 아파트 단지도 10.7%에서 42.4%로 크게 늘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3만9천994개 단지 중 기존에는 4천266단지에서 표본을 추출해 사용했지만, 이제는 표본 추출 단지가 1만6천955곳으로 늘어나 시장 상황 변화를 더욱 잘 포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표본 추출에 있어서도 기존에는 아파트 규모와 준공 연수만을 기준으로 삼던 것을 가격 분포도 추가해 현실을 더 잘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부동산원은 신규 표본은 시계열적 안정성도 확보한 것으로 검증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거래 빈도가 높은 서울 아파트의 경우, 향후 일정 기간 기존 표본을 통한 매매·전세가격 조사도 병행해 개선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결과를 함께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손태락 부동산원장은 "표본 수 확대로 표본 수 차이 문제가 해소되고 조사 결과의 표본 오차도 더욱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사자 교육을 강화하고 외부 검증위원회를 지속해서 운영하는 등 통계품질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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