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와 중국 시장 양분하는 텐센트 위챗페이도 제재 가능성
당국, 전자상거래 업체 '가짜 코로나 검사서' 유통 조사에도 착수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최대 전자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를 운영하는 알리바바그룹 앤트그룹이 중국 당국의 요구로 상장이 중단된 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당국이 다른 업체로도 규제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8일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판이페이(范一飛) 인민은행 부행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열린 정책 설명회에서 "독점 현상은 비단 앤트그룹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기구도 이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앤트그룹 대상 조치를 다른 지급결제 서비스 회사들에도 적용할 것"이라며 "모두 조만간 이런 상황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 부행장은 지급결제 시장은 한편으로는 놀랄 만큼 매우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발전 과정에서 독점과 무질서한 자본 확장의 문제가 나타났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단속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 부행장은 현재 지급결제 시장에서 특정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은 독점 현상이 존재한다면서 이 때문에 중소 지급결제 업체들의 성장에 제약이 뒤따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판 부행장이 독점 문제를 제기하면서 추가 조사를 예고함에 따라 향후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다음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위챗페이는 텐센트의 핀테크 계열사인 차이푸퉁(財富通)이 운영한다.
중국 메신저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위챗(微信)의 위력에 힘입어 위챗페이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더불어 중국 전자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두 회사의 중국 전자 결제 시장 점유율은 합쳐서 90%가 넘는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馬雲)이 작년 10월 공개 포럼에서 당국에 도전적인 발언을 하고 난 직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던 앤트그룹 상장은 전격 취소됐다.
앤트그룹은 이후 당국의 요구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절대적이던 마윈의 지배력이 크게 약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작년 마윈의 '도전' 이후 대형 인터넷 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그간 반독점, 소비자 정보 보호, 금융 안정 등을 주된 명분으로 앞세우다가 최근 들어서는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滴滴出行) 등 기업을 대상으로 국가안보 위해 조사에 착수하는 등 자국 인터넷 기업 압박의 강도를 더욱 높여가는 추세다.
한편 이날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플랫폼에서 가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확인서가 거래되고 있다면서 단속에 들어갔다.
알리바바, 핀둬둬, 징둥 등 기업이 주된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핀둬둬 주가가 장중 5% 급락하는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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