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목 타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물 15% 적게 써달라" 호소

입력 2021-07-09 09:20   수정 2021-07-09 09:22

가뭄에 목 타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물 15% 적게 써달라" 호소
저수지 고갈 중…오리건·네바다 등 이웃 주도 물 사용 제한조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서부가 오랜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민들에게 물을 아껴 써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8일(현지시간) 로페즈 호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과 기업체·상점 등에 자발적으로 물 사용량을 15% 줄여달라고 호소했다.
뉴섬 주지사는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은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서부 지역에는 기록적인 가뭄이 들면서 관개(灌漑)와 식수, 물고기 서식 등에 필요한 저수지의 물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댐으로 조성된 로페즈 호수에는 저수용량의 34%의 물만 남았다.
AP 통신은 물 절약 조치가 의무사항은 아니라면서도 가뭄이 여름과 가을 내내 더 악화하면서 어려움도 점점 커지리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은 이번 주에 또다시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미국 서부와 북부, 캐나다 서부를 강타해 수백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달 말의 기록적인 폭염과 같은 가마솥더위가 찾아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캘리포니아는 겨울이 아니면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부족한 물을 저수지에 의존해왔다. 올해는 특히 심한 가뭄이 몇 달째 이어지며 주요 저수지가 고갈돼가고 있다.
이 주에서 두 번째로 큰 오러빌 호수는 저수용량의 30%만 남았다. 이 때문에 이 호수의 물로 돌려온 에드워드 하얏트 수력발전소는 곧 가동을 멈출 판이다.
멘더시노 호수 역시 조만간 물이 고갈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북쪽의 오리건주에서는 이미 의무적인 물 사용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케이트 브라운 주지사는 주 산하기관들에 잔디에 물을 주거나 청사 유리창을 청소하는 일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물을 순환해 사용하지 않는 분수는 가동을 멈췄다.
또 네바다주는 라스베이거스 지역에서 사무실 옆 공원, 도로 중앙분리대 등에 조경용 잔디를 금지하는 새 법의 시행에 들어갔다.
뉴섬 주지사는 또 이날 9개 카운티를 비상가뭄 선포 지역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이 주의 58개 카운티 중 50개가 비상가뭄 선포 지역에 들게 됐다.
비상가뭄 지역이 되면 각종 환경 규제를 일시적으로 보류하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다만 로스앤젤레스(LA),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는 해당하지 않는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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