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가까이 불길 못 잡아…고층서 뛰어내리다 30명 이상 다치기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인근의 식품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52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
9일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다카 인근 산업 지대인 나라양간지 지구 루프간지 지역의 6층짜리 식품 공장에서 불길이 일었다.
공장 내에 쌓여있던 화학 물질과 플라스틱 등에 불이 붙으면서 이날까지 약 24시간 가까이 불길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하솀 식음료사가 운영하는 이 공장에서는 과일 주스와 사탕 등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애초 사망자 수가 서너명이라고 밝혔으나 수습된 시신 수가 늘어나면서 희생자 수도 크게 불어났다.
AFP통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 사망자 수가 52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인 데일리선도 소방 당국을 인용해 사망자 수가 5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이 진입을 시도했으나 문이 안쪽에서 잠긴 바람에 구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을 피해 건물에서 뛰어내렸다가 숨지거나 다친 이들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FP통신에 "고층에서 뛰어내린 이들 중 3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아직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도 있어 현장이 수습되면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모하마드 사이풀은 AFP통신에 "3층에 두 계단 통로로 이어지는 문은 모두 잠겨있었다"며 "48명이 그 안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대변인인 데바시시 바르단은 "불길이 잡히면 내부 수색과 구조 작업을 벌일 것"이라며 "그 이후에야 희생자 수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관들은 건물 옥상으로 대피했던 25명을 구하기도 했다.
공장 근로자 마문은 1층에서 불이 난 후 건물 전체가 검은 연기로 뒤덮여 동료 13명과 함께 옥상으로 대피했다며 "소방관이 밧줄을 이용해 우리를 구해줬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기 않거나 불법으로 지어진 건물이 많아 화재·폭발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2019년 2월에도 화학물질을 불법으로 저장한 다카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70여명이 숨졌다.
이에 앞서 2012년에는 다카 외곽의 의류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112명이 숨졌으며 2010년에도 화학물질이 불법 저장된 다카의 주택에서 불이나 12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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