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 전 세계 개발자 3천여명 상대 연례 설문조사
(서울=연합뉴스) 장우리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날이 길어지면서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개발 지연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재택근무에 불만족을 나타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조직위원회는 최근 3천여명의 전 세계 게임 개발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연례 설문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달 19∼23일 개최되는 GDC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 관련 행사로, 유명 개발자들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업계의 최신 동향이나 전망, 기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부터는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으로 게임 개발이 늦어지는 상황을 겪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44%로, 팬데믹 초기였던 지난해보다 11%나 증가했다.
이들은 주로 집에서 원격근무를 하며 달라진 환경을 이유로 꼽았다.
응답자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 있는 아이들 때문에 일이 방해를 받았다"라거나 "가상사설망(VPN)을 통해서만 작동하는 개발 키트가 필요한 경우 집에서 일하기 어렵다", "동료들과 물리적으로 소통하지 못하고 화상 미팅을 지속하다 보니 쉽게 지친다"는 등 다양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재택근무 이후 변화된 업무 창의성·생산성에 관한 질문에도 부정적으로 답한 응답자가 32%나 됐다.
생산성이 저하됐다고 답한 이들은 주로 업무 공간과 휴식 공간이 분리되지 않는 불편함이나, 출퇴근 행위가 사라지면서 회사가 언제든 내게 연락할 수 있다는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 등을 이유로 들었다.
GDC는 또 플랫폼 수수료 논쟁이나 최근 등장한 게임 구독 서비스, 노조 활동 등 업계 현안에 대해서도 개발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IT업계에서는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앱 장터를 제공하는 애플·구글과 수수료 정책을 놓고 법정 다툼을 하는 등 플랫폼과 콘텐츠 업체 간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설문 결과, 앱 플랫폼과 30 대 70으로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개발자는 단 3%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70%는 '플랫폼 사업자가 30%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수수료율로는 10∼15%를 택한 응답자들이 전체의 43%로 가장 많았다.
엑스박스 등 클라우드 기반의 게임 구독 서비스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 긍정적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구독형 서비스가 개별 게임의 가치를 하락시킨다'는 응답은 지난해보다 7% 떨어진 20%를 기록했고, 반대 응답은 4% 높아진 30%였다.
노조가 결성돼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51%가 '그렇다'고 답했다. 24%는 '아마도 그렇다', 14%는 '아니다'를 선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원격 개발이라는 새로운 업무 방식이 도입되면서 사라진 대면 업무의 장점을 보완하는 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과제"라며 "이에 대한 고민은 올해 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iroow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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