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위청 외교부 부부장 "중국공산당에 인권 금메달 줘야" 주장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미국의 패권은 쇠락했지만 세계 최강국의 지위는 상당 기간에 다른 나라에 추월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러 부부장은 최근 중국매체 '관찰자망'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른바 '미국의 쇠락'은 패권의 쇠락이자 사상의 쇠락"이라면서 "미국의 실력은 여전히 세계 1위의 대국이자 강국으로 상당히 긴시간 동안 추월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늘날 어느 나라가 패권을 이어가면서 천하를 호령하고 다른 나라의 내정에 함부로 간섭하려 한다면 이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 부부장은 "사상의 쇠락은 힘의 쇠락보다 위험하다"며 "냉전의 도구함을 들춰 다른 나라를 어떻게 억제할지 궁리하고, '소집단'을 만들어 집단으로 대결하는 곰팡내 나는 낡은 사상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배타적인 쿼드(Quad·미국 주도의 4국 안보 협의체), 파이브 아이즈(미국 주도의 기밀정보 공유동맹), 주요 7개국(G7) 등을 규합했다"면서 "이런 소집단은 국제질서를 대표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러 부부장은 미중 관계를 망치는 것은 가장 큰 정치적 잘못이라면서 미국이 중국과 대립할 것이 아니라 이성을 찾아 대화와 협력의 올바른 길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미국 같은 초강대국이 직면하는 가장 큰 도전은 언제나 내부에서 나온다. 중국을 무너뜨리는 것은 미국의 문제를 해결할 처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중국을 겁먹게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가난하고 힘들었을 때도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았는데 지금 '우월한 지위'를 두려워할 이유는 더 없다"고 항변했다.
러 부부장은 미국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조목조목 이어갔다.
그는 중국이 서방으로부터 비난받는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를 놓고 미국의 원주민 학살이나 인종차별 문제 등을 언급하며 역공을 가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은 인권과 관련해 비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금메달이나 훈장을 줘야 한다"면서 "공산당의 영도로 14억 중국 인구가 빈곤에서 벗어난 것이야말로 최대의 인권"이라고 말했다.
러 부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의 합동 연구 보고에 기록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이 진정으로 진상을 원한다면 국제 조사를 수용해 미국 내 코로나19의 기원을 찾고 미국 생물 실험실 기지의 문제를 밝혀야 한다"면서 "손전등으로 자신은 빼고 남만 비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러 부부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인프라 사업 '더 나은 세계 재건(B3W)'을 제시한 것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도 지난 9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극비 방중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미국과 중국은 대립이 아니라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면서 미국에 최대 도전은 중국이 아닌 미국 바로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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