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후퇴했다가 전용 앱 출시…100여개 도시로 서비스 확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滴滴出行 이 당국의 '심기'를 제대로 못 읽고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 하루 전날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가 된서리를 맞은 가운데 메이퇀(美團)이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12일 신랑(新浪)재경 등에 따르면 메이퇀은 지난 9일 중국 주요 앱 장터에 차량 공유 서비스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메이퇀다처'(美團打車)를 다시 올렸다. 메이퇀은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메이퇀의 전용 앱 재출시를 놓고 차량공유 시장 본격 복귀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메이퇀은 지난 2018년 상하이(上海) 등 일부 지역을 중심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디디추싱에 도전장을 냈다.
두 회사는 승객과 기사들을 확보하려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승객에게는 할인 쿠폰을, 기사에게는 보조금을 살포했다.
하지만 메이퇀은 '출혈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2019년 7월 주요 앱 장터에서 메이퇀다처 앱을 내리고 '2선 후퇴'를 했다.
이후 메이퇀의 차량 공유 서비스는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 기차·항공권·호텔 예약, 영화표 예약구매, 식료품 구매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한데 모아 놓은 이 회사의 메인 앱인 '메이퇀'에서 이용이 가능했다.
이번 전용 앱 출시와 함께 메이퇀의 차량 공유 서비스 지역은 베이징, 상하이, 청두, 광저우, 선전, 항저우, 난징 등 중국 전역의 100여개 도시로 대폭 확대됐다.
디디추싱이 고객 정보 불법 수집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는 상황을 의식한 듯 메이퇀은 신규 고객에게 제시하는 서비스 계약서에서 "우리는 정당, 합법, 필요의 원칙에 따라 당신의 개인 정보를 수집·보존·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이 반독점을 앞세워 인터넷 플랫폼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메이퇀은 새로 출시한 차량 공유 앱에서 자사가 운영하는 메이퇀다처 서비스를 가장 위에 띄우면서도 그 밑으로 22개의 다른 중소 차량 공유 서비스도 동시에 노출한다.
고객이 자사 서비스와 다른 중소 경쟁사들의 서비스를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앱 화면을 구성한 것이다.
디디추싱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7월 1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당국은 이로부터 불과 사흘 만에 디디추싱을 대상으로 한 국가 안보 조사에 돌입하고 디디추싱의 신규 회원 모집을 금지했다. 당국은 그 직후 추가로 주요 앱 장터에서 디디추싱 앱을 모두 내리도록 했다.
중국은 지난 10일 회원 100만명 이상의 자국 인터넷 기업이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하려면 반드시 국가안보 위해 요인이 없는지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새 규제를 발표하면서 '디디추싱 때리기'가 이 회사의 미국 상장에서 비롯된 것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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