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함 남중국해 진입…중국 "평화·안정 파괴 행위"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국제 해상질서를 위협한다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성명에 강력히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남중국해 영토 주권과 해양권 분쟁을 의도적으로 꺼내 지역 국가 간의 관계를 이간질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려는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며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주권과 권익은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된 것으로 충분한 역사적·법리적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상설재판소(PCA)가 2016년 중국이 남중국해를 영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주변국들과 함께 대화와 협상을 통해 남중국해 갈등을 해결하고 있다며 미국은 개입하지 말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과 주변 국가들은 남중국해 행동 준칙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큰 진전을 이뤘다"며 "미국 등 역외 국가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는 지역 국가들의 노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남중국해에서의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 헌장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법을 준수해 중국의 주권 권익을 존중해야 한다"며 "중국은 주권과 안전을 확고히 지키고 지역 국가와의 우호협력 관계를 돈독하게 해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군 남부전구 톈쥔리(田軍里) 대변인도 이날 남부전구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미국 군함 '벤포드'가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 중국 영해에 무단 침입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톈 대변인은 벤포드함이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 해역에 진입했다면서 "시사군도는 중국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과 공군이 벤포드함을 추적 감시했으며 경고 방송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11일(현지시간) 국제상설재판소(PCA)의 남중국해 관련 판결 5주년을 기념하는 성명에서 "규범에 기반한 해양 질서가 남중국해보다 크게 위협받는 곳은 없다"며 중국이 계속 "동남아 연안 국가들을 압박하고 겁줘서 이 중대한 글로벌 항로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우리는 국제법상 의무를 준수하고, 도발적인 행위를 중단하며, 크든 작든 모든 국가의 권리를 존중하는 규범 기반의 해상 질서를 따를 것이라는 확신을 국제사회에 심어줄 조처를 할 것을 (중국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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