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발언·성명 통해 강경 메시지…"쿠바 국민 지지" 반정부 시위 지원사격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임주영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쿠바 정권을 향해 국민의 반(反)정부 시위를 억누르기 위한 시도나 폭력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총기 폭력 대책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쿠바에서 전날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놀랄만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쿠바 국민은 독재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며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이런 시위를 오랫동안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보편적 권리를 주장하는 쿠바 국민을 굳건히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쿠바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시도나 폭력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 부통령 시절 상관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하면서 수십 년에 걸친 미국과 쿠바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려 했던 것과는 뚜렷한 어조 변화를 보여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도 "우리는 쿠바 국민을 지지한다"며 권위주의 정권의 수십 년 압제와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고 싶어하는 국민의 메시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평화 시위를 하고 자유롭게 미래를 결정할 권리 등은 존중돼야 한다면서 "미국은 쿠바 정권에 스스로 배를 불리는 대신 이런 중요한 순간에 국민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국민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개석상 발언과 성명은 쿠바 내 반정부 시위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쿠바를 떠나 미국으로 망명한 이들의 민심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쿠바계 미국인은 특히 플로리다주에 많은데, 작년 대선에서 플로리다주는 사회주의 반대를 강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공산국가인 쿠바에서는 전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쿠바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건 흔치 않은 일로, 1994년 이후 최대규모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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