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 샷)에 대한 논란 속에 이스라엘에서 첫 접종이 이뤄졌다.
13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당국이 면역취약자에 대한 부스터 샷을 승인한 전날 텔아비브의 셰바 메디컬센터에서 첫 부스터 샷 접종이 진행됐다.
세계 최초의 백신 부스터 샷 접종자는 심장 이식 후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 치료를 받은 10여명의 환자들이었다.
이 병원의 심장병 전문의 야엘 펠레드-포타시니크 교수는 "아주 흥미로운 순간이다. (장기 이식) 환자들에게는 타이밍이 아주 중요하다. 이것(부스터 샷)이 그들에게 일상으로 돌아갈 기회를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 보건부는 감염병 전문가 패널의 권고를 수용해 면역력이 약한 성인들에 대한 부스터 샷 접종을 승인했다.
이스라엘 보건부의 유행병 대응 책임자인 에밀리아 아니스 박사는 "면역억제 상태 환자들의 경우 2차례 백신 접종 이후에도 충분한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축적된 증거가 있다"고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부스터 샷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속에 2회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특별한 사정으로 면역력이 약화한 사람에게 추가 접종을 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대상은 심장과 간, 신장 등 장기 이식 수술을 받거나 항암 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암 환자 등이다.
부스터 샷 접종 시기는 2회차 접종 8주 후(최소 4주 후)로 제시했다.
이스라엘은 인구(약 930만 명) 대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2회차 기준)이 약 56%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한 달 전 하루 10명 미만이던 신규 확진자가 400∼5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공급 불균형이 여전한 상황에서 일부 국가가 3차 접종을 강행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델타 변이의 빠른 확산 속에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시 증가하지만, 여전히 백신 공급 격차가 매우 크다"며 "일부 국가는 다른 나라가 보건 노동자와 취약 계층에게 백신을 접종하기도 전에 부스터 샷을 위해 수백만 회분을 주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들이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 부스터 샷을 공급하려 한다면서,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에 대신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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