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결과 불복' 시사한 브라질 대통령…검찰 조사받나

입력 2021-07-1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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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 결과 불복' 시사한 브라질 대통령…검찰 조사받나
연방 검찰 위원회, 조사 촉구…민주주의 위협·권한 남용 등 지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연방 검찰 수뇌부가 내년에 실시될 대선의 결과에 관해 미리 불복을 시사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연방 검찰의 차장검사 5명으로 이루어진 최고위원회는 전자투표 방식 변경을 주장하며 대선 결과 불복 의사를 밝힌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날 밝혔다.
위원회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이 "민주주의에 심각하고 구체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발언 내용이 권한 남용에 해당하고 내년 대선을 정상적으로 치러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인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의 조사 촉구가 나오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아우구스투 아라스 검찰총장이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검찰 내부의 갈등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동안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내년 대선이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지면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는 "내년 대선에서 투표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후보 측에서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될 수 있다"며 내년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보우소나루 자신이 전자투표 방식으로 여러 차례 당선됐으면서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한다며 내년 대선 패배를 예상하고 불복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올해 1월 초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을 사실상 유도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1996년부터 전자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1998년, 2002년, 2006년, 2010년, 2014년 선거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2018년 대선을 합치면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6차례 당선됐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을 거듭하면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유력해지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에서 일제히 압도적 우세를 보였으며, 일부 조사에서는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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