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나이·비만·운동과 무관…염증이 원인"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몸무게가 쉽게 늘었다가 다시 줄어드는 '고무줄 체중'이 중년 남성의 건강에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은 신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0세 이상 중년 남성의 경우 체중 변화가 심할수록 암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5회 이상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약 170만 명을 추적·관찰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간 170만 명 중에서 총 1만1천500명에서 암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평균 체중 변화량에 따라 ▲ 1.22㎏ 미만 ▲ 1.22㎏ 이상 1.56㎏ 미만 ▲ 1.56㎏ 이상 1.89㎏ 미만 ▲ 1.89㎏ 이상 2.5㎏ 미만 ▲ 2.5㎏ 초과 등 5개 그룹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그 결과 평균 체중 변화량이 2.5㎏ 초과해 가장 큰 그룹은 가장 작은 그룹(1.22㎏ 미만)에 비해 암이 발생할 위험이 약 22% 높았다.
암 종류별로 보면 평균 체중 변화량이 2.5㎏ 초과하는 그룹은 가장 작은 그룹에 비해 폐암, 간암, 전립선암 위험이 각각 22%, 46%, 36% 컸다.
이러한 경향은 나이, 비만, 운동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나 급격한 체중 변화 그 자체만으로도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체중 변화가 암 발생 위험을 키우는 원인으로는 염증을 지목했다. 체중이 변화할 때 근육량이 감소하거나 지방이 증가하면서 염증이 일어나거나 체내 방어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선 다른 연구에서도 여성의 반복적인 체중 변화는 신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 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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