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말레이 등 연일 최고치 경신…"델타 변이 원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인도를 강타한 데 이어 동남아시아 국가를 휩쓸고 있다.
델타 변이가 퍼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일일 확진자 수는 각각 4만7천명, 1만1천명을 기록했고, 태국도 9천명 안팎을 오가고 있다.
14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보건 당국에 따르면 최근의 확진자 급증세 주요 원인으로는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꼽힌다.
인도네시아 정부 코로나백신 프로그램 대변인 시티 나디아 타미지는 지난 8일 "델타 변이가 지배적 변이가 됐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78.8%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6일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은 "최근 자카르타의 확진자 가운데 90%는 델타 변이 감염자"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인도네시아의 일일 확진자는 5월 13일 4천607명에서 6월 13일 9천868명, 7월 13일 4만7천899명으로 두 달 만에 10배가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5월부터 확진자가 급증세를 타자 6월부터 필수업종을 제외하고는 문을 닫고, 식료품 구매 등을 제외하고는 외출을 금지하는 봉쇄령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일일 확진자 수는 5월 13일 4천855명에서 6월 13일 5천304명, 7월 13일 1만1천79명으로 두 달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의 누르 히샴 압둘라 보건총괄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델타 변이가 최근의 폭증 사태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하다.
베트남의 일일 확진자 수는 6월 13일 297명에서 7월 13일 2천301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태국은 6월 13일 2천804명에서 7월 13일 8천685명으로 3배 이상 증가세를 보인다.
쿠데타 사태를 겪고 있는 미얀마 역시 일일 확진자 수가 이달 12일 3천461명에서 13일 5천14명으로 급증한 상태다.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전날 성명을 통해 "치명적인 델타 변이가 동남아 지역을 강타함에 따라 국제 백신 분배를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맹은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에 이르기까지 동남아 국가들은 백신을 구하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이들 국가의 병원은 환자들로 가득 차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영국과 같은 부유한 나라들은 인구의 절반이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베트남의 접종 완료 인원은 인구 대비 1% 미만, 태국은 5%가량, 인도네시아는 5.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연맹은 "부유한 국가는 안정적으로 백신 공급을 받지만, 아시아의 대다수 국가는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 대한 백신 지원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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