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 재직권 신청 기각된 뒤 트위터에 사직서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미국의 유명 사회활동가이자 철학자인 코넬 웨스트가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하버드대를 떠나며 하버드대의 정치적 편견을 비판하는 사직서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미국 전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13일(현지시간) 웨스트가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사직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웨스트는 "하버드대에 다시 한번 이별을 고한다"면서 사직 이유에 대해 '피상적인 다양성'과 '정치적 편견'을 꼽았다.
웨스트는 지난 12일 한 장 분량의 이 사직서를 공개했으며, 15년간 교편을 잡았던 하버드대에서 종신 재직권 신청이 기각됐다고 전했다.
사직서의 작성 날짜는 올해 6월 30일로 돼 있다.
그는 사직서에서 "우리는 (종신 재직권 신청이 기각된) 교묘한 이유가 학문적 기준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면서 "제가 종신 재직권 심사를 받았을 때(역시 하버드로부터 거부당함)도 제 학업 성과와 학생 교육은 그들의 정치적 편견보다 훨씬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법대와 신학대에서 아프리카계 미국학을 가르쳤던 웨스트는 하버드대에서 사직했지만, 예일대, 프린스턴대, 유니온 신학대에서 종신 재직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수년간 하버드대 행정부와 의견을 달리해 왔다.
웨스트는 1993년에는 종신 재직권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2002년 로렌스 서머스 총장과 언쟁 끝에 한 차례 하버드대를 떠나기도 했다.
이후 2016년 웨스트는 하버드대 철학과 교수로 돌아왔고, 2019년엔 아프리카계 미국학 교수로 복귀했다.
그는 90년대부터 하버드대는 학생과 교직원들에 대한 대학 문화와 처우가 저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웨스트는 사직서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하버드 신학교가 쇠퇴하고 썩어가는 것을 보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라며 "산적한 교과 과정의 혼란, 재능 있는 교수진에 대한 환멸, 소중한 학생들의 방향 감각 상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하버드대의 거절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적대감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웨스트는 팔레스타인의 권리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해왔고, 하버드대의 반(反)팔레스타인 편견에 대한 동료 교수들의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해왔다.
하버드대를 사직한 웨스트는 지난 1일부터 유니언 신학대로 복귀했다. 그는 유니언 신학대에서 종교 철학, 아프리카계 미국학 비판 사상, 문화 이론, 문학 등을 가르칠 예정이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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