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35% 파괴, 기후변화 겹치며 재앙적 위기 당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인간에 의한 숲 파괴와 기후변화로 신음을 넘어 비명을 내고 있다.
아마존 숲이 벌목 등으로 완전히 파괴되거나 숲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서식 동식물 중 1만여 종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하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흡수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CO₂)를 내뿜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 "동식물 1만여 종 심각한 멸종 위기"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을 연구해온 과학자들의 모임인 '아마존 과학 위원회'(SPA)는 아마존 우림의 계속된 파괴로 토착 식물 8천여 종과 동물 2천300여 종이 멸종 고위험에 처해 있다는 첫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아마존 유역의 숲 18%가 개간과 불법 벌목 등으로 이미 파괴됐으며 17%는 황폐해져 숲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했다.
또 현재 아마존 토양과 식물의 탄소 저장 능력은 약 2천억t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구 전체에서 내뿜는 연간 CO₂ 배출량의 5배가 넘는 엄청난 양이지만 숲 파괴와 황폐화가 진행되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유엔 지속가능발전 해법 네트워크(SDSN)의 후원을 받아 결성된 SPA는 200명의 아마존 과학자가 참여한 가운데 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아마존 열대우림의 현 상황을 가장 상세히 평가한 것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앞으로 10년 안에 숲 파괴와 산림 황폐화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책 제언을 하면서 이미 파괴된 숲을 복원하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대학교의 메르세지스 부스타만치 교수는 SPA 성명을 통해 과학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을 포함한 복합적 위기로 인류가 되돌릴 수 없는 재앙적 위기에 당면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를 바꿀 기회의 창은 좁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존의 운명은 지구 위기 해결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 '지구의 허파' 무색게 하는 탄소 배출
하지만 기후변화와 숲 파괴로 아마존 유역의 일부 지역에서 배출하는 탄소가 흡수량보다 많아졌다는 별도의 연구 결과도 나왔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루시아나 가치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2010~2018년 지구 대류권의 대기 시료를 채집해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얻은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마존 네 곳에서 지면부터 4.5㎞ 상공까지 약 600개의 시료를 분석했으며, 서부보다는 동부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것을 확인했다.
특히 아마존 동남부에서는 탄소 배출량이 흡수량보다 많아지며 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건기가 길어지고 숲이 파괴되면서 잦아진 화재와 지역 생태계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는 인간 활동으로 빚어진 기후변화와 숲 파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마존의 탄소 균형과 생태계에 지속적이고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에 배출된 CO₂는 총 400억t에 달했으며, 지난 반세기 이상 식물과 토양이 이런 배출량의 4분의 1가량을 흡수해 왔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 열대우림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CO₂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바뀌면 지구 온난화는 더 가속할 수밖에 없게 된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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